▲ 일본은 지난 4월부터 대학 독립행정 법인화를 실행, 89개 국립대학이 "대학 법인"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사진은 고베 대학(사진 위)과 오사카 대학.
日 4월부터 89개대 실행 ‘무한경쟁’
소규모大 생존문제 수익사업 ‘사활’
“국립대 설립목적 고찰…공론화 필요”

정부차원의 국립대학 법인화가 검토되면서 제주대를 비롯해 국립대학들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교육인적자원부는 국립대학간 연합대학 추진과 함께 공익법인화 정책을 발표했다. 법인화는 정부의 보호막에서 벗어나 대학이 자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나라당도 ‘국립대학법인화특별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서울대 등 일부 국립대를 제외하면 재정자립이 어려운 상황에서 반발 움직임도 만만치가 있다.

△일본은=문부성 주도로 일본 국립대학들은 지난 4월부터 독립행정 법인화가 실행으로 옮겨졌다. 89개 국립대학이 ‘대학 법인’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대학 경쟁력 제고와 함께 독자적인 학교 경영방식을 도입하자는 취지다. 우수대학을 집중 지원하고 대학간 경쟁체제를 유도하자는 정책이다. 이에 따라 일본 국립대학들은 무한 경쟁체제에 이미 돌입한 상태다.

대학마다 재무·경영 최고결정기구인 경영협의회가 생겨났으며 경제계 인사들의 대학 진출도 활발하다. 그러나 고베대학 등 법인화가 이뤄진 대학 관계자들은 다소 곤혹스러운 표정들이다.

이시까와 고베대학 부학장은 “정부 지원금이 줄어 대학도 경쟁체제로 놓이게 됐다”며 “현실적으로는 공무원에서 일반회사 직원으로 신분이 변경되면서 노동법 기준을 맞춰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창립 100주년을 맞은 고베대학은 학생수가 1만6000여명에 이르는 등 ‘규모의 ’경가 가능하지만 규모가 작은 국립대학은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국립대학들은 법인화를 계기로 레스토랑 운영과 부동산 임대에 이르기까지 수익사업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립대 법인화가 능사인가?=국립대 법인화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총론에는 긍정하면서도 공교육 붕괴 등 문제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립대학이 전체 대학의 20%에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학운영이 시장논리로만 재단될 가능성이 크다. 성급한 국립대 법인화에 앞서 지방대학 육성법 제정 등 국립대의 설립목적을 되돌아봐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대 관계자는 “대학 민영화를 염두에 둔 국립대 법인화가 약인지 독인지는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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