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각종 공공사업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가 70~80년대의 구태를 벗지 못한 채 여전히 구식이다.

 모든 분야가 정보화시대에 맞춰 인터넷이니 뭐니 하면서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유독 공사입찰 현장설명회만은 아직도 ‘종이’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9일 제주시청에서 있었던 하천 공사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

 이날 설명회에는 모두 91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설명회에 참석하기 위해 각 건설회사에서 나온 기술자들은 담당 공무원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등록을 했다.참가등록을 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대략 40분.이 정도도 다행이다.

 참여업체가 많이 몰릴 경우 참가등록에만도 한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공사현장에 매달려 있어야 할 기술자들로서는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그러나 등록을 마치고 막상 시작된 공사설명은 10분도 안 걸렸다.

 그리고는 10여 페이지 짜리 복사된 공사 내역서를 나눠주는 것으로 현장설명회는 끝났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던 일부 업체에서는 내용도 없고 시간만 잡아먹는 제주시의 현장설명회 행태에 불만을 터트렸다.

 반면 주택공사는 사업설명회 전에 공사내역서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다.

 전문가 비전문가 가릴 것 없이 관심 있는 업체,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해 공사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또 주공은 공사내역도 ‘종이’가 아니라 디스켓을 통해 배포된다.

 관공서를 찾아야만 공사내역을 알 수 있는 제주시와 인터넷을 통해 공사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주공과는 행정서비스는 물론 업무의 효율성이란 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던 건설업체 관계자는 제주시 홈페이지 신문고를 통해 “정보화 시대에 역행하는 공무원들,신문고를 만들면 뭘합니까.공사설명에는 전혀 사용도 못하는 데 1인 1 이 메일을 만들면 뭐합니까”라고 꼬집었다.<이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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