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어느 정도 마시는 것이 적당할까”라고 물으면 아마 큰 주사를 부리지 않고 다음날 일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양이란 의미로 대개 자기주량 한도 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 “주량정도의 양은 본인의 건강에 해가 안 될까” 라고 재차 물으면 “건강 따지면 못 먹지”라고 대답 할 것이다.

즉 우리네 음주에 있어 자신의 건강은 별로 고려 대상이 아닌 게 현실인데, 여기저기 웰빙 바람이 불고, 시내 공원마다 건강을 챙겨 운동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개인의 가치가 점점 중시되는 이때에도 ‘건강 부분이 배제된 음주습관이 맞을까’하는 의문을 한번 해봄직 하지 않을까.

그럼 건강에도 도움이 되면서 즐길 수 있는 음주의 양은 어느 정도 일까.
남자인 경우 하루 2잔 이하(소주인 경우 3잔, 맥주 2캔, 청주 1컵, 양주 2잔), 여자 및 노인인 경우 하루 1잔 이하이다.

애걔, 소리가 날 정도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극소량의 음주가 아니고 적당량의 음주인 걸.

이 정도의 술은 스트레스를 감소하고 긴장과 불안감을 완화시키며 노인인 경우 식욕을 촉진하고 장운동을 증진시키며 기분전환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좋은 콜레스테롤(HDL-cholesterol)을 높여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이상 음주 시에는 이런 순기능이 없어지고, 과다한 음주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고·상해·심혈관계 질환·암·간질환·정신질환·태아알콜증후군·폭력·자살·생산성 저하·결근·빚·유아 유기·가족과 사회적 붕괴를 야기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느 술자리에나 잘 못하면서도 빠지지 않고, 즐기면서 분위기를 살리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보면, 나도 2잔만 먹으면서도 술자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제 연말이라 더욱 술을 많이 마시게 되는 시기가 왔다. 자신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벗들의 건강도 생각하면서 마시자.

참고로 건전 음주 가이드는 다음과 같다.
△과음·폭음을 피한다. △첫 잔은 오래 그리고 천천히 마신다. △술 마시기 전에 음식을 먹어서 공복을 피한다. △반드시 안주를 잘 먹으면서 마신다. △술 마시며 피우는 담배는 독이다. △약과 함께 절대 마시지 않는다. △ 술과 함께 탄산가스가 함유된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구토가 나면 참지 말고 토해내고 위장약을 먹는다. △ 따뜻한 차를 마시고 따뜻한 물로 목욕한다.(열탕이나 사우나는 금지)
<내과전문의·제민일보의료자문위원·현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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