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한 초등학생이 부모 몰래 연안여객선을 이용해 제주와 완도를 왕복했다는 제보를 받고 ‘설마’ 하는 의심이 앞섰다.

하지만 연안여객선 승선권이 어린이에게도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판매되고 있는 데다 또 도내 여객선을 이용해 타지역 가출을 시도한 청소년이 연 상당수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당혹감과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여객선을 이용한 청소년들의 타지역 가출 시도는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때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매표 단계에서 미성년자 신원을 확인 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관련 기관 및 업계의 답변은 팔짱을 끼고 먼 산만 바라보는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관련 조항이 없어도 승선권 매표소에서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연락처를 묻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터다.

이런 관계 기관 및 업계의 나태함은 2년 연속 증가세로 탄력을 받고 있는 제주뱃길 여객선을 ‘청소년들의 가출선’으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객선은 불특정 다수들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다.

때문에 미성년자 이용객에 대한 확인은 불필요한 규제가 아니라 청소년을 보호하는 또 다른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일 것이다.

“방학 기간에는 부모 몰래 타지역으로 나가려는 청소년이 허다하다”며 “임검과정에서 가출 청소년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한 경찰관의 우려가 귓가에 남는다. <현유섭ㆍ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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