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발견이 공개된 김녕사굴 인근의 위석회동굴(僞石灰洞窟·Pseudo Limestone Cave)은 우선 규모 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최대일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길이 뿐만 아니라 동굴 높이도 보통 10m가 넘는 등 웅장함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내부에서 발견된 전복과 패각류 껍데기는 도내 지질학 연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발견경위=지난 11일 오후6시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사는 군도79호선(만장굴선)에서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전신주를 철거하고 새로운 전신주로 교체하기 위해 무진동굴착 작업중 지하 2.6m 지점에 동굴로 추정되는 동공을 발견, 공사를 중지하고 북제주군에 신고했다.

이후 북군은 12일 현장 확인후 13∼15일 제주도동굴연구소(소장 손인석) 등 4명에게 동굴 조사를 의뢰, 15일 결과를 제출 받고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전격 ‘세계최대 규모의 위석회동굴’의 발견을 공개했다.

▲위석회동굴이란=한마디로 태생은 용암동굴이고 무늬는 석회동굴이다. 도내 다른 용암동굴과 같이 생성됐지만, 다른 대부분의 용암동굴과 달리 동굴 위쪽에 모래언덕이 형성되면서 위석회동굴로 변모했다.

결국 오랜 세월동안 빗물에 씻긴 석회성분, 즉 탄산염이 동굴내부까지 흘러들어 동굴 외벽을 하얗게 덧씌우고 석순 등을 형성하며 석회동굴처럼 보이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사실 1차로 탐사가 이뤄진 2.5㎞ 가운데 1㎞ 구간에 걸쳐 석회동굴의 특징인 종유관과 다양한 종류의 석주·석순·산호·유석·석화·종유석이 발견됐다.

특히 용암동굴 위에 사구가 위치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특히 북군 김녕과 한림지역을 제외하곤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 이번에 발견된 제주 최대의 위석회동굴이 세계 최대로 확실시되고 있다.

▲동굴의 특징=1차 확인된 것만 2.5㎞에 달하는 길이다. 도내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위석회동굴은 당처물동굴(길이 110m)과 협재굴(99m)·황금굴(180m)·표선굴(38) 등이 있으나 이번에 발견된 동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특히 1차 탐사 중단 요인이었던 2.5㎞지점의 ‘호수’부터 확인되지 않은 길이가 얼마인지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탐사팀은 호수를 넘어가지 못해 탐사를 중단해야 했다). 이에 따라 2차 정밀조사를 앞둔 현재 동굴의 정확한 길이는 ‘2.5㎞+α’다.

그리고 대부분 10m이상에다 최고 높은 곳은 25m에 달하는 높이다. 손인석 동굴연구소장은 “동굴의 내부는 만장굴의 웅장함을 연상시킨다”고 표현했다.

이와함께 동굴은 단층이 아니라 여러 층으로 형성된 곳도 있고, 3층까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동굴 내부에서 발견된 20cm에 가까운 전복 껍데기 2개와 다양한 종류의 다량의 패각류 껍데기들. 태고 이후 인간의 출입이 차단됐을 공간에서, 그것도 뭍에서 발견된 이들 바다생물의 유입경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밝혀질 수 있겠지만 우선 과거 이곳이 바다였고, 이때 해수에 포자형태 등으로 유입돼 자라던 전복들이 해수면이 낮아지자 죽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함께 이곳에 형성된 동굴내 호수도 눈길을 끈다. 지표상 해안선에서 3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호수는 동굴 바닥보다 12m 낮은 곳에 수면이 형성돼 있다. 담수로 확인된 이 호수는 그러나 1차 조사에선 깊이나 폭·넓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마치 용이 용솟음치면서 솟아올랐던 형태로 묘사되고 있다.

▲보존 및 관리 계획=세계적으로 아주 드물고 희귀한 경우여서 천연기념물은 물론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될 전망이다. 영국의 크리스 우드 박사는 당처물동굴과 황금동굴만을 보고도 “용암동굴 내에 2차적으로 탄산염 성분에 의해 동굴생성물이 자라고 있는 것은 세계에서 다른 용암동굴에도 없다”며 도내 위석회동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바 있다.

동굴생성물의 색이 아주 순수해 학술적 및 문화재적 가치는 물론 경관적 가치도 아주 높은 초대형 동굴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북제주군은 동굴의 출입을 철저히 봉쇄하는 한편 천연기념물 지정과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조만간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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