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부족으로 반품이 어렵고, 규격화되지 않은데다 일부는 친환경농산물 여부를 신뢰할 수 없다.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친환경우리농산물급식 시범 실시 3개월의 결과다. 처음과 비교에 그 수가 크게 줄었다고는 하지만 시범 19개 학교중 아직도 3~4개교에서 식재료 반품을 요청하고 있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것들인 만큼 깨끗하고 반듯한 모습만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학교 영양사나 학부모들의 검수 과정에서 도저히 식탁에 올릴 수 없는 정도의 식자재가 지적된다는 것은 그리 유쾌하게 들리지 않는다.

사전 손질 등에 더 많은 손품을 요구하는 상황은 친환경급식 정착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고른 품질을 유지하지 못하고 보존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탓에 신경써야 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문제가 지적된 것은 다름아닌 제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들에서다. 타지역 생산 친환경농산물이 나름의 규격포장에 선별작업까지 마친 상태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다.

제주도교육청이 이 달 말까지 내년 시범 운영학교 신청을 받고 있지만 올해 시범 운영 학교 중 일부에서는 ‘힘들어서 더는 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볼멘 소리가 새어 나온다.

손바닥은 한쪽만으로 소리를 내기 어렵고, 톱니바퀴는 각각의 아귀가 맞물려야만 제대로 돌아간다.

성공적인 정착만을 목표로 달려가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친환경농업을 활성화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한 음식을 공급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잊지않았다면, 무엇이 우선돼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중한 고민을 기대해본다. <고미·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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