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독립성과 합리성이 두드러지지만 폐쇄적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대안을 마련하고 대처하기를 바랍니다”

지난 12일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이 제주특별자치도 범도민추진협의회 창립회의에서 강연을 통해 제주도민들의 폐쇄적인 성향을 지적한 말이다.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산업구조와 경제 규모가 취약한 데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국내·외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라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기피는 우선 인구가 적어 배후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지만, 상당수의 기업인들이 윤 위원장과 같은 내용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송유관 공사를 놓고 공사 금지 가처분신청까지 제출하는 등 정유업체와 지역 주민들의 갈등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앞서 언급한 ‘폐쇄성’이 작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당초 업체측의 협상 제의를 아무런 조건 없이 반대하던 애월리 일부 주민들이 고내리로 송유관 통과 지역이 변경된 후에야 보상을 요구하며 송유관 공사를 저지하고 나선 부분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 때문에 송유관 공사가 늦어진데다 3개 정유사 경쟁 구도에 따라 도민들이 기대하던 유류가격 인하 효과마저 장담할 수 없게됐다.

이같은 상황은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는 ‘님비(NIMBY) 현상’으로 표현되는 지역 이기주의라고 설명하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이번주 들어 도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값이 사상 처음으로 ℓ당 1500원선을 넘어서는 등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제주도 등 행정당국도 “전국 최고 기름값이라는 오명을 벗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면서 홍보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향후 전체 도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혜택을 고려해 주민 설득에 나서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아쉽다.
<홍석준·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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