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미술은행이 출발부터 파행 운영되는 가운데, 도내 일부 미술계가 이를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제주미협이 최근‘미술은행의 파행적 작가선정에 분노한다’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문광부에 제출한데 이어 창작공동체‘우리’도 22일 저녁 7시 회의실에서‘미술은행제도 대안마련’워크숍에서 미술은행이 특정 작가에 의한 나눠먹기식 선심성 작품 구입으로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술평론가 김종길씨(경기문화재단 전문위원)는 이날‘2005미술은행 구입작품 현황분석 비평과 그 대안점’발제에서 “미술은행제도는“한국 미술의 성장동력으로 작동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미술은행 규정이라도 제대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에 앞서‘2005미술은행 구입작품 현황’을 분석하면서 미술은행의 작품구입(현장구입)중 문인화, 서예, 뉴미디어, 사진 작품은 단 1점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입작품들이‘한국국제아트페어’등 특정 화랑을 통해 구입되고 있고, 회화에만 편중된 점(70%), 남성작가의 작품이 여성작가보다 많은 점(10명 중 7명), 수도권역 작가에만 집중된 점(70%) 등 현행 미술은행은 남녀·지역을 차별하며 파행 운영되고 있다며, 이는 신진작가의 창작지원과 미술시장을 상생시킨다는 본래 취지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술평론가 이영재씨(제주문화예술재단 연구사)도‘미술은행 유감’발제에서 현행 미술은행제도가 추천위원 비공개, 선정 작품의 공정성 논란으로 얼룩졌다고 비난했다.

이 씨는“국내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우수상 등을 받은 제주출신 작가가 3명씩이나 있는데도 이들이‘미술은행’에 탈락된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는 한편,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앞으로 미술작품을 구입할 때 정부가 무이자 대출로 보조를 해줌으로써 전체적으로 미술품 거래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필요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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