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찾아오는 소아환자들을 보면, ‘아토피 증상이 심해요’ ‘잘 안 먹어요’ ‘감기가 너무 잦아요’ ‘너무 짜증을 많이 내요’ 하면서 엄마나 아빠와 같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상담을 하다 보면,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서는 걱정을 많이 하고 뭔가를 해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과연 무엇을 해줘야 정말 아이들이 건강 회복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를 잘 모르는 상황과 맞닥뜨릴때 안타까움이 크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질병의 발생은, 우리 몸의 좋은 기운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능력인 정기(正氣)와 우리 몸에 작용하는 삿된 기운으로 외부의 기후변화(六淫)나 마음의 스트레스(七情)를 포함하는 사기(邪氣)의 상관관계로 설명을 한다. 정기가 약해지고, 사기가 강하게 작용할 때 몸과 마음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질병이 발생한다.

그런데 아무리 강한 사기가 작용해도, 정기가 건전하다면 질병이 진행되지 않고, 혹시 진행되더라도 수월하게 극복할수 있으므로, 정기를 튼튼하게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아토피나 식욕부진 등의 각각의 질환에 대한 특별한 관리법을 추구할 필요는 없고, 평소의 생활 관리를 통하여,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고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생활습관이 형성되어가는 시기에 있는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건전한 생활습관을 형성시켜 주면서 치료에 임해야만 한다. 아이들의 경우에,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자는 것이다.

자는 시간도 상당히 중요한데, 되도록이면 일찍 자서 그날의 육체적겵ㅍ탔 피로도 풀고 아침에 스스로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도록 습관을 형성시켜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잘 먹는 것인데, 끼니시간을 맞춰 스스로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말로 하기보다는 엄마 아빠가 식사를 맛있게 하는 것을 솔선해서 식사시간이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가르쳐 주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

가장 기본적인 먹고 자는 습관이 건전하게 형성된다면, 어떠한 치료이든 그 효과를 잘 발휘하게 될 것이고, 또 치료가 되고 나서도 잘 유지가 될 터이니, 특별한 어떤 것 보다는 일상의 진리를 따르는 것이 가장 바른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현경철·한의사·제민일보한의학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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