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어문학회·제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가 공동 주최한 제5회 정기 학술대회(사진)가 18일 오후 1시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열렸다.

‘고전문학의 민족성과 지역성’을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상조 제주대 교수의 ‘연행록의 세계를 보는 방식’주제 기조강연을 비롯, 여러 학자들의 연구발표와 토론을 통해 민족문화의 의미와 제주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했다.

이날 김새미오씨(성균관대 박사과정)는 ‘매계 이한우의 시문학 일고’란 제목의 주제발표에서 조천읍 신촌리에 거주하며 독특한 시업(詩業)을 구축했던 제주시인 매계 이한우(1823∼1881)의 시 세계를 규명해 눈길을 끌었다.

김씨는 “매계가 살았던 19세기는 밖으로 서구 열강들이 동양진출을 모색하였고 안으로는 나라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삼정(三政)이 무너지면서 국가의 기강이 문란해진 시기였다”고 전제한 뒤 “매계의 중앙에서 밀려난 집안이었으되 여러 차례 과거에 도전했으나 대과에는 합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계의 시는 귀향하기 전후에 심한 갈등과 실망감에 둘러싸여 있었으나, 차츰 평온함을 되찾고 주위를 관조하는 쪽으로 변화해 갔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면에는 과거시험을 보면서 느꼈을 진경산수와 추사 김정희로부터 받은 영향과도 유관하다 할 것이다. 그는 매계의 ‘영주십경시’는 이원조의「瀛洲十景題畵屛」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으나, 와유산수를 실경산수로 한 차원 올린 점도 주목했다.

한편 부영근씨(대구한의대 연구원)는 추사 김정희의 제주도 유배시를 재조명했다.

그는 ‘추사 김정희의 제주유배시의 한시 고찰’ 주제 발표에서 “제주유배시절 추사의 시에는 연군지정이 거의 드러나 있지 않은 대신 부인의 죽음에 대한 애절한 마음과 인간적인 그리움, 유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려는 구도자적인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면서“특히 예술가적 천재성으로 詩中有畵(시중유화)의 경지를 실천하려는 모습이 농후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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