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쌀쌀해지면서 감기증상을 호소하면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그중에는 한 달 이상 기침과 가래가 계속된다고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치료했냐고 물으면 대부분 땀을 내면 낫는다고 해서 집에서 두꺼운 이불을 덮고 땀을 냈다고 한다.

특히 남성들은 사우나나 목욕탕에서 땀을 흘렸거나 운동으로 땀을 내는 경우가 많고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먹거나 콩나물국에 고춧가루를 풀어 얼큰하게 먹으면 좋다고 해서 먹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감기에 걸리면 무조건 땀을 내야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한의학에서 감기란 상한(傷寒), 상풍(傷風)이라 하여 비정상적인 사기(邪氣)-특히 風이나 寒氣-가 인체에 침범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발한요법으로 강제로 땀을 흘림으로서 활동력이 떨어진 우리 몸의 정기를 정상으로 되돌려 몸의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땀은 인체를 구성하고 몸을 움직이는데 중요한 물질인 진액(津液)의 한 종류인데 감기를 치료하기위해 지나치게 땀을 내어 몸 안의 진액이 고갈되게 되면 건강을 해쳐 몸을 더욱 차갑게 만들거나 또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감기 치료 시 발한요법으로 땀을 내려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너무 지나치게 혹은 여러 날을 지속적으로 땀을 내지 말아야 하며 충분한 영양섭취와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감기가 걸렸다고 지속적으로 땀만 내게 되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일 경우에는 진액이 부족해지며 몸이 찬 사람의 경우에는 양기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그 치료법을 조금씩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면 몸이 좀 뚱뚱하고 체력이 좋은 사람은 사우나에서 며칠 땀을 내면 감기증상이 호전되고 몸이 개운해질 수 있지만 몸에 열이 많거나 목이나 코에 염증이 잘 생기는 사람. 혹은 음주가 잦은 경우에는 여러 날 땀을 내게 되면 오히려 염증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며 몸살 기운은 없어지더라도 목이나 기관지에 다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몸이 찬 사람은 일반적으로 신체 대사가 떨어지며 소화기간이 약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람들은 지나치게 땀을 낼 경우 몸이 더 차지고 신체 대사가 떨어져 무기력해지며 입맛도 떨어진다.

또 심할 경우 땀이 물 흐르듯이 나오고 몸살도 계속되며 몸의 양기가 많이 떨어지게 되면 설사를 할 수도 있다.

오한과 열이 나고 목이 아플 때는 깨끗이 씻은 파의 흰 뿌리와 생강을 같이 달여 먹고 땀을 조금 내는 것이 좋고 기침이 계속 될 때는 도라지를 달여 먹거나 무와 생강을 달인 물에 설탕을 넣고 마셔도 좋고 배의 속을 파낸 후 흑설탕을 넣고 물을 조금 부어 달여 먹어도 좋다. 이런 방법은 초기의 가벼운 증상일 경우에 해당되는 것이고 증상이 심할 경우나 장기간 될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신연희·한의사·제민일보한방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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