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부서 전무...스포츠산업과서 담당

청소년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전국 자치단체들은 전담 부서를 조직, 청소년 지원대책 및 문화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아직 청소년 관련 전담 부서가 없다.

△희망을 잃어 가는 청소년
9일 밤 12시 제주시청 먹자골목. 서성대는 지혜(15·가명)와 지혜의 친구 4명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의 차림새만으로도 집을 나온지 수일이 됐음을 짐작케 한다. 어른들 사이를 헤집고 그들이 택한 곳은 다름아닌 찜질방.

그들은 같은 학교를 다니지도 않는다.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났다고 입을 연 이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친구와 장소를 만들기 위해 집을 나왔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한해 동안 접수된 청소년 가출건수는 169건에 달한다.

부모의 무관심 속에 가정에서 소외된 가출 청소년까지 감안하면 신고건수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들이 가출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청소년 단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일부 청소년들은 가출과 절도·폭력 등 범죄 등을 그들을 묶어주는 하나의 코드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남자 청소년보다 여자 청소년 가출빈도가 갑절 가량 높아 가출에 따른 청소년 성범죄 발생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의지를 보여야
청소년위원회가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보호종합대책 추진 평가를 실시한 결과, 제주도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평가 자료에 따르면 안양시를 비롯한 상위권 지방자치단체들은 청소년 전담 공무원수를 늘리고 관련 예산을 많이 책정하는 등 제도개선과 정책적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제주도는 다른 지방의 노력과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청소년 행정 담당 업무를 스포츠산업과에서 담당하고 있는 등 청소년 전담 부서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는 도내 자치단체의 청소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사회참여를 배제하고 교육권에서의 문제 해결만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청소년들이 살기 좋은 자치단체로 선정된 안양시는 청소년 복지 부서를 교육지원팀과 청소년팀으로 분리시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정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또 청소년을 미성숙 존재나 선도 및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는 기존의 사고를 벗어나기 위해 사업에 청소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동시에 담당 공무원들의 마인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도내 자치단체들이 정부의 청소년 정책과 별개로 지역사회의 장점을 살린 청소년 문화 진흥 대책과 시설 확충, 교정·재활 시스템 마련 등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전문가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청소년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현지 유해환경보다 자치단체의 정책적 의지와 노력에 중점을 뒀다”며 “제주에서도 청소년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