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도상 동화 「붉은 유채꽃」

소설가 정도상의 동화 「붉은 유채꽃」(푸른나무)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억울하게 앗아간 끔찍한 사건이었지만, 오랜 세월 동안 누구도 입 밖에 내서는 안되는 일이었던 제주 4·3사건의 진상을 담은 작품이다.

해방 직후 제주도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추억이 담긴 당산나무, 유채꽃밭, 바닷가, 동굴 같은 것들을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으로 만들고 말았다.

‘굇드르’마을 아이들의 경험과 이후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낸 동화는 이데올로기와 불신의 시대가 평범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었는지 알게 해준다.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4·3 사건의 진상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 이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현길언 동화 「못자국」
제주 소설가 현길언씨의 창작동화 「못자국」(계수나무)은 일제의 군국주의와 제주 4·3 사건을 겪었던 국민학교 6학년짜리 주인공 세철이가 세상에 조금씩 눈떠 간다는 성장 소설이다.

주인공 세철이는 현씨의 전작인 제1권 「전쟁놀이」와 제2권 「그 때 나는 열한 살이었다」에 이어 「못자국」에서도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10대 소년의 그리움과 어른들에 대한 알다가도 모를 미움에 뒤얽히면서 괴로워한다.

「못자국」은 소년 세철이와 친구들, 그리고 전쟁을 피해 제주도로 피란 온 아이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통해 전쟁이 어린이들에게 어떤 상처를 남기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 현씨는 소년 세철이의 눈에 비친 전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면서 전쟁의 ‘아픈 상처’가 못자국처럼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일깨우고 있다.

△ 송재찬 동화 「노래하며 우는 새」

소심하고 순박한 소년 중용은 제주 4·3 사건으로 어머니, 아버지와 헤어져 외할머니 집에서 살게 된다. 중용은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어머니보다 한 장 남지 않은 아버지를 더 그리워한다. 동네에 나타난 낯선 남자만 봐도 혹시 아버지가 아닐까, 뒤를 밟기까지 한다. 무더운 여름날, 중용은 미친 사람으로 여기며 멀리하는 기무르 하르방에게서 숨겨진 어머니와 아버지의 비밀을 듣게 된다. 중용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헤어진 것이 4·3 사건 때문임을 서서히 깨닫게 되는데….

「노래하며 우는 새」(우리교육)는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제주 동화작가 송재찬의 성장 동화로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을 새롭게 바라본다.

작가는 50년대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구수하고 정감 있는 제주도 말을 섞어 서정적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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