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에 도내에서도 목판이 판각된 것으로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조선고적연구회가 지난 1938년 편집한 ‘순천송광사장고려판천순판불전’에 수록된 사진 등 관련 자료를 윤봉택 서귀포시 문화재담당이 입수했다.

이 자료는 천태종의 불경중 하나인 금광명경문구를 목판에 새긴 것으로 금광명경문구의 하권 말미에 ‘금광명경문구소 권하 원정이년고려국제주묘련사봉선중조 간선폭포사주지 안립’으로 표시됐다.

윤봉택 담당은 이를 근거로 금광명경문구가 지난 1296년(고려 충렬왕 22년) 고려국 제주 묘련사에서 폭포사 주지 안립의 주도하에 판각됐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도내 최초의 유일한 고려시대 목판본으로 당시 제주지역의 인쇄 기술 등 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고려조가 원의 지배하에 있었고 금광명경이 호국경전임을 감안하면 불경 목판 판각을 통해 항몽 의식을 고양하고 국난 소멸을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 담당은 “조선시대에 도내에서 목판본 100종류가량이 판각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고려시대의 목판본 판각 사실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려시대의 제주 문화사를 새로 쓸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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