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지나간다. 언제부터인가 6·25전쟁에 대한 정부차원의 특별한(?) 공식행사는 생략됐고, 언론의 관심 또한 멀어졌다. 통일국가의 선배격인 독일에서는 월드컵이 한창이다.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논란과 관련해 미국과 일본의 강경대응방침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협상파인 월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조차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고집할 경우 함북 무수단리를 먼저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국민의 관심은 온통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쏠려있었고, 이제 한류상품으로까지 발전한 붉은 악마의 응원이 장맛비로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사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메인으로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국외정세와 동떨어진 우리 국민의 의식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상황과 여전히 실망스러운 정치권력으로부터 국민은 용기와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영역으로 관심의 레이더를 돌린 것은 아닐까.

5·31 지방선거가 끝난지 한달이 돼 간다. 선거결과에 대한 백가쟁명식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특별자치도 출범이 목전에 다다랐다. 하지만 제주경제는 전국 자치단체 중에서 하위권을 맴돌고, 낙후된 관광산업 이외의 뚜렷한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별자치도라는 그럴듯한 외형은 갖췄는데 정작 의미있는 콘텐츠는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도민의 공동목표가 구체화되지 못하고, 도민여론을 추동할 수 있는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7월1일은 제주특별자치도호(號)가 정식으로 닻을 올린다. 남은 기간 특별자치도 선수들(제주의 정치권)은 각자의 포지션을 점검하고,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12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제주도민)를 믿고 포백이든 쓰리백이든 일관된 전략전술(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심판의 편파판정으로 도둑맞은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할 수 있는 실력만이 한단계 도약을 담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제주사회의 선수, 감독, 붉은 악마 모두 한뜻이 되어 크게 파이팅을 외치자! 후회없는 투혼을 발휘해 특별자치도의 원년 우승컵을 확실하게 쟁취하자! <김명실 / 한나라당 차세대여성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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