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9만 서귀포 시민 여러분. 지난 91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15년 동안 시민 여러분과 역사의 호흡을 함께 했던 서귀포시 의회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귀포시의 자치권을 지켜내 달라는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 저의 가슴은 송구스러운 심정으로 가득합니다.

9만 시민 모두가 풍요와 번영을 누리며 행복하게 사는 전국 제일의 서귀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1991년 서귀포시의회는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이후 서귀포시의회는 시민의 신성한 부름에 보답하고자 열정을 바쳐 시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습니다.

서귀포시의회가 지난 15년간 처리한 안건은 1463건에 이르며, 이는 평균 3.7일마다 1건씩 처리한 셈입니다.

특히 제4대 의회는 민생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통해 시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시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습니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민주주의의 대원칙 아래 집행부가 잘못하는 일에 대해서는 시민의 이름으로 생산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했고, 잘하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혁신도시 유치, 예래 휴양단지 조성, 제주유나이티드 FC 창단, 제2관광단지 조성사업 및 UN SCP 생태도시 구축 등 서귀포시의 현재뿐만이 아니라 미래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결실들을 일궈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표상이라는 기초의회를 지켜내지 못한 죄스러움이 앞서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누가 각계각층 다양한 서귀포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실현시켜 줄 것인지 생각하면 거듭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서귀포 시민 여러분. 사람은 언젠가 사라지지만 역사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서귀포시의 역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서귀포시가 걸어온 자랑스러운 발자취는 제주의 역사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쉴 것입니다.

또한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서귀포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것, 서귀포야말로 진정한 제주도의 중심이자 힘의 원천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비롯한 서귀포시의회에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의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9만 서귀포 시민 여러분, 사랑합니다. <지종환 / 서귀포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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