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 8강이 확정된 가운데 우승후보팀들 간의 볼거리가 풍성하다.

 그 중에서도 오는 7월 1일 베를린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8강전 첫 경기인 '전차군단' 독일과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전은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 전세계 축구팬들의 눈길을 끄는 빅매치다. 두 팀은 16강전까지 똑같이 10득점 2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팽팽한 전력을 보이고 있다.

 파워 축구의 대명사인 독일과 힘과 기교가 어우러진 축구를 구사하는 아르헨티나는 그 동안 월드컵 결승에서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했다.

 먼저 웃은 쪽은 아르헨티나. 1986 멕시코월드컵 결승에서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의 빼어난 활약으로 독일을 3-2로 누르고 두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와신상담하던 독일은 4년 뒤인 1990년 미국월드컵 결승에서 '게르만의 혼' 로타어 마테우스를 앞세워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제압, 설욕에 성공했다.  

 이런 두 팀이 16년 만에 맞닥뜨렸으니 흥미만점의 승부가 예상된다. 또한 주축 선수들이 개인 타이틀과 자존심을 걸고 펼치는 불꽃 튀는 승부는 경기의 흥미를 한층 배가시킬 전망이다.

 ▲ 득점왕 경쟁 : 미로슬라프 클로제 vs 에르난 크레스포

 독일의 클로제와 아르헨티나의 크레스포는 득점왕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들. 둘 다 골든슈에 대한 야망이 대단하다.

 클로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등에 업고 발군의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4골로 득점부문 단독 1위. 경기당 1골을 뽑아내는 파괴력이 돋보인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5골을 기록했다.

 '바티골' 바티투스타의 뒤를 이은 '크레골' 크레스포도 만만치 않다. 3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 절정에 오른 골감각을 한껏 뽐내고 있다.

 ▲ 신인왕 대결 : 루카스 포돌스키 vs 리오넬 메시

 독일의 신예 포돌스키와 아르헨티나의 신성(新星) 메시는 2006 독일월드컵부터 신설된 신인왕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6강전까지는 동물적인 골감각으로 3골을 터뜨린 포돌스키가 앞서가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마라도나로부터 후계자로 지목받은 메시가 독일과의 8강전에서 자신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이끌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힘과 높이에서 나오는 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포돌스키, 스피드와 부드러운 드리블로 상대를 제치면서 정교한 공격을 펼치는 메시.

 이들의 대결은 클로제와 크레스포의 대결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포인트다.

 ▲ 치열한 중원 싸움 : 미하엘 발라크 vs 후안 로만 리켈메

 전차군단을 이끄는 독일의 주장 발라크와 마라도나의 창조성을 이어받은 늦깎이 천재 리켈메의 중원 싸움도 볼 만하다.

 발라크는 3경기에 출전, 6차례의 크로스를 올려 1도움을 기록했다. 중원에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것도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것도 그의 몫이다. 독일은 발라크를 중심으로 모든 공격이 펼쳐진다.    

 리켈메는 빠르고 정확한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라인을 흐트러뜨리며 창조적인 공격을 주도한다.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슈팅 능력까지 갖춘 팔색조다. 4경기에 출전해 30차례의 크로스를 올려 3도움을 기록했다.

 별들의 전쟁인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맞대결. 축구팬들은 승패를 떠나 이들의 대결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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