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아트사커'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통산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는 10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전, 후반과 연장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1982년 스페인 대회 이후 24년만에 월드컵 정상을 탈환하는 한편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벅찬 감격을 누렸다. 또한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3번 모두 패했던 악몽을 훌훌 털어내며 1980년 이후 2무4패를 기록했던 대 프랑스전 무승 징크스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탈리아는 1994년 미국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을 맞아 승부차기에서 로베르트 바조의 실축으로 우승트로피를 내주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24년 만에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이탈리아와 8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의 진검승부'.

 본선 6경기에서 각각 1실점과 2실점을 기록, 짠물수비의 진수를 보여줬던 양팀의 대결은 득점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일찍부터 득점포가 터졌다.

 일진일퇴의 공세를 주고 받던 전반 6분 프랑스의 선제골이 터졌다.  

 상대 페널티지역 안쪽으로 파고들던 미드필더 플로랑 말루다가 상대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냈고, 페널티 키커로 나선 지단은 야신상 후보 영순위 잔루이지 부폰을 역동작으로 속이며 여유있게 차 넣어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월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아 피를로를 앞세워 중원싸움을 호각세로 끌고간 이탈리아는 후반 19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뽑아냈다.

 상대 오른쪽 코너아크에서 올라온 안드레아 피를로의 코너킥을 마테라치가 문전 왼쪽에서 방향을 살짝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1-1로 이어진 후반, 초반은 프랑스의 공세가 위협적이었지만 이내 일진일퇴의 공방전 양상으로 흘렀다.

 후반 초반 프랑스는 말루다와 리베리의 좌, 우 측면 돌파와 티에리 앙리, 지단의 날카로운 문전 패스웍이 살아나며 이탈리아 수비벽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고, 이탈리아는 포백 잔루카 참브로타, 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 파비오 그로소를 앞세워 빗장을 잠그고 역습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볼꽃튀는 접전 속에서도 더 이상의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서로 아쉬운 찬스도 있었지만 연장전도 양상은 비슷했다.

 연장 전반 14분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라온 윌리 사뇰의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지단이 머리로 방향을 틀었지만 부폰의 선방에 걸려 아쉽게 무산됐다.

 30분간의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이탈리아의 선축,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안드레아 피를로가 골문 오른쪽으로 침착하게 차 넣어 성공시키자 프랑스의 첫 번째 키커 실뱅 윌토르도 여유있게 성공시켰다.

 승부는 두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 마르코 마테라치의 대포알같은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가른 반면, 프랑스의 두 번째 키커 다비드 트레제게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튕겼다.

 이후에도 이탈리아 키커들은 프랑스에 추격의 틈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날만은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를 세 번이나 실패한 팀같지 않았다.

 프랑스가 세 번째 키커 에리크 아비달과 네 번째 키커 사뇰이 모두 성공시키며 이탈리아의 실축을 기다렸지만 다니엘레 데로시,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파비오 그로소로 이어전 이탈리아의 키커는 단 한번의 실축 없이 마무리, 24년 만에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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