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태풍 ‘에위니아’가 지나간 흔적 위로 장맛비가 이어져  침수를 당한 우리네 가슴을 다시한번 쓸어 내리게 했다. 에위니아로 전국의 도로 곳곳이 유실되고 많은 농경지가 침수되는가 하면, 빗길 교통사고 등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이 시점에서 제주의 현실을 돌아보면 어떨까.

거리에는 장마가 계속되는 지금도 파헤쳐진 도로와 깎여 흙이 드러난 경사진 곳이 곳곳에 널려있어 약간의 빗물만 들이쳐도 물웅덩이로 변해버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장마는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으며 그 끝자리에 또 다른 큰 태풍이 이어질 듯 하다고 한다. 쏟아지는 비를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여러차례 사고를 겪으면서 어디가 문제이고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알면서도 반복된는 것은 우리의 재난예방 자세가 아직 미흡하다는 얘기다.

당연 행정당국의 탓만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기상예보 발표와는 무관하게 무리한 산행을 하는 등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는 경우가 잦고, 재난예방을 당국에만 미루고 손 놓아버리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장마철, 폭우와 홍수 등에 대비해 주변 하수구의 나뭇잎, 고사목등 쓰레기를 치워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도시에서는 도로·빌딩으로 인해 자연배수가 안되고, 하수관 배수 용량이 부족하고 지면이 낮은 지역은 시간당 20∼30㎜의 비가 1∼2시간만 내려도 침수될 가능성이 높다. 여의치 않을 경우 위에 언급했듯 주변의 쓰레기를 치워 배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또한 농촌과 산간 지역에서는 노후 가옥 보수, 비닐하우스 관리 등 안전조치를 취하고 산사태 등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해안지역은 저지대와 위험지구에 대한 경계 강화와 함께 항해 선박은 재난재해 발표에 따른 사전조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이렇듯 도민이 재난·재해 예방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자율방재에 참여할 때 재난 대책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수해는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천재인 경우도 있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가 적지 않았다. 행정당국의 예보 체계에 귀를 기울이고, 예방대책을 숙지해 민관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제주특별자치도민으로서 확고한 안전도시 만들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안전도시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수현 / 오라119센터 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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