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기자가 말하는 나의 여름방학

한달 동안 정말 실컷 놀았다. 해수욕장에서 얼굴도 까맣게 태웠고 숲에서 곤충도 잡았다. 네모난 교실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했던 방학은 아이들에게 단꿈 같은 시간이었다. 제민일보 어린이기자들이 들려주는 특색 있는 방학체험기와 새학기 각오를 들어봤다.

   
 
   
 
△자연에 ‘풍덩’

개학을 앞둔 26일 제민일보 어린이기자 4인방이 모였다. 변지현(도남교 6)·김하영(노형북교 6)·이원재(제주교대부설교 5)·양채영(동광교 4) 어린이들이 그 동안 겪었던 일들을 쏟아냈다. 단연 화제는 자연이다. 꽉 막혔던 교실에서 벗어나 산과 바다로 떠났던 시간이 가장 행복했던 모양이다.

곤충채집을 떠났던 지현이는 “가족들과 비자림에서 책에서만 봤던 사슴벌레를 직접 잡아 표본을 만들었다”며 “난생 처음 보는 곤충이라서 신기했고, 만든 표본은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을 즐겨 찾았던 하영이는“주말을 이용해 해수욕장을 자주 찾았다”며 “외국인을 만나면 한국 음식을 전해주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제주를 소개했다”고 전했다. 물론 물놀이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원재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지난 17일부터 3일간‘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함께 하는 미술여행’에 참가해 나무로 판화와 메모꽂이 등을 만들었다. 원재는 “나무의 쓰임새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자연을 보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 변지현(도남교 6)·김하영(노형북교 6)·이원재(제주교대부설교 5)·양채영(동광교 4) 어린이<박민호 기자>  
 
△취미생활 만끽

방학기간은 취미생활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책벌레 채영이는 방학 내내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했다. 기적의 도서관에서 ‘전래놀이’의 저자 이상호씨를 만났고, 우당도서관에서 독서캠프를 떠났다. 또 제주도서관 독서교실에 참가해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었다.

채영이는 “책을 읽는 동안은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책을 통해 경험하지 못하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가야금과 발레에 남다른 소질을 보이고 있는 하영이는 방학동안 연습에 몰두했다. 26일 목관아지에서 가야금 공연을, 31일 해변공연장에서 발레 공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영이는 “매일저녁마다 가야금과 발레 연습을 하고 있다”며 “힘들기는 하지만 멋진 공연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원재는 풍물과 제주어말하기에 푹 빠졌다. 학교풍물단 ‘소리모앙’에서 북과 태평소를 맡고 있는 원재는 매일 저녁 풍물에 산다. 또 제주어말하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대본연습에 몰두했다.

△봉사활동도 내가 먼저

어린이기자들은 봉사활동에도 나섰다. 지현이는 친구들과 주말마다 탑동에서 쓰레기를 주웠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지만 친구들과 뜻을 뭉쳤다. 지현이는 “친구들과 쓰레기를 줍기 위해 탑동에 갔더니 버려진 쓰레기가 많았다”며 “자기가 버린 쓰레기는 스스로 줍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재는 ‘아름다운 가게’에 자신의 학용품을 기꺼이 기부했다. 사용했던 학용품에서부터 새로 구입한 학용품까지 모조리 가져갔다. 원재는 “어려운 친구들이 그 학용품으로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학하면 이것만은

어린이기자들은 개학을 앞둬 나름대로 각오도 다졌다. 다퉜던 친구와 꼭 화해하겠다는 것부터 꿈을 향해 공부에 매진하겠다는 계획까지 모두 희망찬 포부였다.

채영이는 “사소한 오해로 친구와 싸웠는데 개학이 되면 꼭 화해하고 싶다”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수학경시와 올림피아대회 공부에 시간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린이회장인 하영이는 “1학기 학교폭력예방캠페인에 이어 새학기에 학교를 위해 어떤 봉사를 할 지 고민하고 있다”며 “회장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재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면서 중학교 공부를 하고 싶다고, 지현이는 수행평가를 위해  노트필기에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