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석·허호준 역 20세기의 대량학살과 제노사이드 발간

과연 4·3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장원석(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허호준씨(제주대 평화연구소 특별연구원)가 번역하고 제주대 출판부가 발간한 「20세기의 대량학살과 제노사이드」(벤자민 발렌티노 지음)는 제주 4·3에 대한 역자들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역자들은 말한다. “4·3 당시 학살이 사실로 드러났고, 진상조사보고서가 나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켠에는 무엇인가 풀리지 않는 부분이 남아있다. 그러한 대량학살에 이르게 한 틀은 무엇이며,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를 규명하지 않고서는 4·3 진상규명이 현상적 상황에 머무를 것은 아닌가?”

역자들은 20세기의 대량학살에 대한 설명을 통해 제주 4·3 당시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된 이유를 단편적으로나마 찾으려 했다.

「20세기의 대량학살과 제노사이드」는 20세기 벌어진 대량학살의 사례들을 추적, 이론화한 것이다.
저자인 발렌티노는 책에서 지도자들의 대량학살 3가지 동기를 △사회의 급진적 공산화 추구 △정권의 대규모 인종청소 정책 추구 △게릴라 반군을 소탕하려는 정권의 전략 추구 등을 들었다.

‘제노사이드’라는 정의가 지닌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 ‘대량학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저자는 대량학살을 ‘대규모의 비전투원(민간인)들에 대한 의도적인 학살’이라고 정의했다.

이에 역자들은 저자의 대게릴라전 대량학살 이론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과테말라와 아프가니스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제주 4·3의 진압과정에서 나타난 대테러, 강제이주(소개), 초토화작전, 선무활동 등의 전략은 대게릴라전 전술로서 세계 도처에서 진압군이 사용했던 보편적 작전이고, 현상이었다고 보고 있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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