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 출범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외교, 국방, 사법을 제외한 자치입법과 자치재정 등 전 분야에 걸쳐 고도의 자치권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발전시키는데 큰 활력소가 될 것이며, 침체된 제주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특별자치도 출범 초기부터 걱정이 앞선다. 최근 국내 민간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올 하반기 경제전망을 보면 비관적이다. 특히 우리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더 취약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으며,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신문보도에 의하면 도내 골목상권을 비롯한 재래시장 소형매장의 매출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고 한다. 도 당국도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8월 한달을 경제 활력의 달로 정해 모든 시책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재래시장 러브투어가 주목된다.

러브투어는 인근 관광지 여행과 재래시장 방문 패키지 상품으로 여행사와 협약을 체결, 차량비와 여행자보험비 등을 지원함으로써 도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살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대만큼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재래시장은 대형 할인매장과 비교했을 때 쇼핑환경 등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별다른 준비없이 성급하게 마련된 전시행정이라는 느낌이다.

특별자치의 출범으로 그 어느 때보다 재정지출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도민들의 세금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도 당국은 의욕도 좋지만 추진에 앞서 도민에게 반드시 성과로 돌아갈 수 있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적절한 시기, 재래시장의 다양한 상품구성과 편리한 쇼핑환경, 상품의 질적 향상, 상인들의 서비스교육 등 내실을 기하고, 대형 할인매장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차별적인 마케팅전략을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본래의 투어상품의 질을 높이는데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도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재래시장을 찾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재래시장 러브투어가 침체된 지역상권에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이금월 / 한국부인회 제주지회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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