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희 원장

따라서 대장 내시경이나 엑스선 검사를 해도 복부에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 없어도 만성적 또는 반복적으로 불쾌한 소화기 증상들-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 설사 혹은 변비 등 배변 습관의 변화-들이 있다. 배변 후에도 잔변감으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으론 아랫배가 아프고 배변 습관이 바뀌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증상발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꾸중을 듣거나,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화가 나고, 심한 걱정이 있는 경우 명치 끝이 아프기도 하고 아랫배가 불편하면서 갑자기 설사 등의 경험을 하게된다.

모든 소화기 환자, 전체 인구의 약 7∼15% 정도가 과민성 대장염을 의심케 하는 증상을 가지고 있으며, 여자에서 4배 정도 많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무엇보다 환자가 자기병을 이해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한다.

설사는 아침 기상 때, 또는 아침 식사 후에 악화되는데 과다한 점액을 포함한 묽은 대변을 3, 4차례 본 후에 좋아지며 그 후 하루 동안 편안해진다.
변비 또는 변비와 설사가 동반되는 만성 복통이 동반할 수도 있다. 위증상들이 수개월이상 자주 발생하면 소화기 내과 전문의나 전문 클리닉을 찾아 자세한 병력과 이학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러한 증상과 동반돼 빈혈이나 체중감소, 열감 등이 있거나 대변에 혈액이 보이면 다른 심각한 기질적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로 전문의와 상의해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는 장의 예민도를 떨어뜨리고 조금 더 안정된 상태로 만드는 것이고, 안정요법만으로도 완전히 나을 수 있다. 의사의 말을 절대로 신임하는 자세가 되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음식은 섬유질이 많은 채소가 가장 좋은데 열무, 무, 배추와 같은 거친 것이 좋다. 잡곡밥이 도움이 된다. 보행이 장운동을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이므로 적절한 운동도 좋은 치료법 중의 하나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식사와 상당히 연관돼 있기 때문에 평소에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이 있을 경우엔  피하는 것이 좋다. 동일한 음식이라도 양을 줄여야 한다. 변비나 설사 시 환자가 임의로 지사제나 변비약을 복용해선 안된다.

이 질환은 암이나 환자의 인격이상과도 무관하며 감별을 요하는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비록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에게는 무척 고통스럽고, 일상 생활의 불편과 의욕 상실을 초래하고 때에 따라서는 사회 활동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정용희 / 내과 의사·제민일보의료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