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 덕수궁미술관장, 어제 '이중섭...'세미나서 제기

이중섭 화백이 추구하려던 조형적 방식과 예술적 목적을 규명하고, 그 연구성과를 축적해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귀포시가 주최하고, 한국예총 서귀포지부가 주관하는 제9회 이중섭예술제 행사의 일환이자 이중섭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14일 오후 4시 서귀포 칼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최은주씨(덕수궁미술관장)는 주제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시장적 가치로의 이중섭, 예술적 가치로의 이중섭’주제발표문에서는 최 관장은 “우리는 너무 오랜 세월, 거의 신화가 되어 버리다시피 한 이중섭의 삶과 죽음의 드라마에 심취함으로써 그의 예술적 성취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를 탐구하는 일을 스스로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최 관장은  “어떤 다른 작가보다도 한국적 소재와 주제로 대중적 공감을 일으킨 이중섭의 작품은 전시회나 출판물, 기타 이벤트의 가장 중요한 취급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시장의 이러한 열렬한 요구는 이중섭의 작품이 거짓으로 만들어져 유통될 수도 있다는 음성적 거래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치명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관장은  “이중섭 작품을 둘러싼 진위문제의 핵심은 그의 작품을 감정할 수 있는 학술적 토대가 마련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한국미술계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꼬집었다.

최은주 관장은 이에 따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중섭 작품에 대한 진위공방 및 위작시비 등 미술계의 혼란을 앞으로 막기 위해서라도 이중섭 작품세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관장은  “이러한 작업들이 선행돼야만 한 거장에 대한 반복적인 찬사위주의 비평을 양산해온 우리 미술계의 한계성이 극복되고 몇몇 스타급 작가에게만 집중돼온 미술시장과 자본의 취약성이 보완되며, 위작이 생산, 유통, 감정되는 사회적 병리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관장은 “어떤 주체, 어떤 형식이든 ‘이중섭연구회’가 결성돼,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이중섭과 그의 작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우리 미술사의 계보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미술평론가 김현숙씨는 ‘자유와 평화에 목말랐던 이중섭’주제발표문을 통해 이중섭이 그의 일생을 통해 갈망했던 것은 작은 자유와 평화, 다시 말해 일상의 행복이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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