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에서 활용되는 경주마(더러브렛)는 1991년 이전까지 매년 600여두를 외국에서 수입했다. 이것은 외화 낭비일 뿐만아니라 말 생산이 가능한 여건을 갖춘 제주도가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부끄러운 일이었다.

한국마사회는 국적있는 우수한 국내산마를 생산, 생산농가의 수입을 높이고 새로운 경마문화 조성을 위해 1995년 제주도에 경주마 육성목장을 설립했다. 생산농가들은 한국경주마생산협회를 창립, 10여년동안 우수한 국내산마 생산을 위해 피땀을 흘린 결과 올해 전체 경주마의 75%인 790여두를 생산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국내산마 생산에 작은 힘이나마 처음부터 참여해온 필자로서는 선진 경마문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러나 경주마 생산 확대 중장기 기본계획에 의한 국산마 생산 75%는 달성했지만 과잉생산으로 인해 생산농가들은 또다른 고민에 놓여있다. 남아도는 더러브렛은 해외로 수출을 하는 것이 대안인데 국가간 검역과정을 원활하게 풀 수 있도록 행정기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국내산마 75% 달성의 의미는 1. 말의 고장 제주도에서 생산기반의 뿌리를 내린 점 2. 경주마 생산은 경쟁력이 있는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 3. 혼이 있고 국적있는 한국경마에 크게 기여 한점 4. 동남아 시장에 수출 축종으로 기대되는 점 등이다.

이제 생산농가들은 경주마를 생산하는 양적 목표보다 능력이 더 우수한 양질의 경주마를 생산하는데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할 것이다. 현재 낙후된 생산농가의 시설과 생산시스템을 대폭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더 많은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레저세를 10%에서 5%로 인하하는 세법 개정안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 세법개정은 전국 농축산인들이 지지하고 있어 제주특별자치도와 지역 국회의원들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협조를 해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

일부에서 세법개정으로 지방세수입이 감소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현재 육지로 중계하는 교차경주를 확대 시행함으로써 이전보다 더 많은 지방세 확보가 가능하다고 본다.

최근 불법으로 행해졌던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장으로 인해 전국이 떠들썩했다. 그런데 사행성 도박도 문제지만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탈세가 더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일부에서는 경마, 경륜, 경정도 똑같은 것이 아닌가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을 즐기는 레저스포츠로 대중화하고 건전하게 육성해 수익금을 투명하게 사회 환원할 수 있도록 갬블산업을 제도권 안에서 올바르게 정착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김병현·한국경주마 생산자협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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