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더불어 투자유치(기업유치)가 현안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제주도가 법인세율 인하를 2단계 규제개혁의 핵심과제로 선정하면서 중앙정부의 대응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기업)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곳에 투자하려고 한다. 배후시장의 규모, 투자와 관련한 인적·물적 인프라 구비와 함께 고급 정보가 집중되는 곳, 정보뿐만 아니라 그 정보를 다루는 인적네트워크 등-한국 상황에서 특히 고급정보와 인적 자원의 서울 집중이 두드러짐-이 투자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제주도는 여전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임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제주도가 법인세율 인하에 집중하는 것은 충분한 타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법인세율 인하에 올인 했다가 성과가 없을 경우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과연 법인세율이 인하만 되면 투자자들이 제주로 몰려올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법인세율 인하는 투자유치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 필자는 최근 네덜란드 방문시, 네덜란드 경제부 산하의 풀레스 네덜란드투자청(NFIA)부청장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아시다시피 네덜란드는 유럽 물류의 중심 국가로 미국 및 유럽, 아시아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투자유치의 비법을 묻는 질문에 의외의 대답을 주었다. NFIA의 경우, 투자 시, 그리고 투자 후 투자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에 대한 연구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물류기업의 경우, 세계물류업계의 트랜드를 분석하고 업계동향에 대해 조언한다고 한다. 법인세율이 제로인 아일랜드 등 주변 국가의 법인세율 인하공세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법인세율 인하로 기업이 투자처를 옮길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업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지 않도록 그 투자기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가 되도록 정책을 펼친다. 때문에 이전할 경우, 그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옮기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제주도가 무엇을 준비해야만 하는 지를 제시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물론 네덜란드의 경험을 그대로 제주도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법인세율 인하에 지나치게 집중함으로써 정작 그에 못지않게 준비해야할 부분을 놓쳐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BT와 관련하여 1800여 가지 자생식물의 숫자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연구 개발 동향 및 기업투자 현황 등의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해야할 것이다.앞으로는 ‘Invest Jeju’ 보다 ‘Invest at your company'를 제주도의 투자유치 구호로 할 것을 제안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기획팀장  김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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