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 암으로 투병하는 환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호스피스 간호는 완치가 불가능하며 암과 관련된 신체적 문제와 심리적·사회적·영적 요구를 지닌 환자와 가족에게 입원기간만이 아니라 사망한 후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돌보는 것이다.

호스피스는 중세 성지순례자나 여행자들이 쉬어가던 휴식처라는 의미로 아프고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숙박소를 제공해 주고 간호를 베푸는 것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963년 강원도 강릉에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들이 갈버리 의원을 건립, 임종환자들을 돌보면서 시작됐다. 주로 기독교 계통의 병원에서 병상을 마련하고 학생들이 중심이 돼 활동이 행해지면서 본격 궤도에 올라 1991년 한국호스피스 협회, 1992년 카톨릭 호스피스 협회, 1998년 한국 호스피스 완화 의료 학회가 창설돼 활동하고 있다.

호스피스는 임종을 맞는 환자와 유가족이 정서적으로 평행상태를 유지해 삶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한다. 신체적으로는 편안함을 유지토록 하고 정서적으로는 가족적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 그리고 음악·명상요법을 활용해 증상완화를 기하며 신뢰를 기반으로 환자와 가족을 지지하고 돌본다.

암으로 진단받은 후 수술·항암요법 등 의학적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거나, 환자와 가족이 증상완화를 위한 비치료적 간호를 받기로 결정한 경우, 간병을 하는 보호자가 없어 호스피스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호스피스 대상자로 선정한다.

호스피스 케어자는 간병이외에도 대화, 기도, 목욕,, 가족 쉬게 하기, 책 읽어주기 등 환자를 돌보는 활동을 한다. 호스피스 케어자는 이런 활동을 함에 있어 그 동기가 순수하고 정서적으로 성숙하고 관용을 지녀야 한다. 또 온정과 재치, 신중함과 비밀보장, 자신이 지닌 재능이나 기술을 활용하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제주에서도 기독교 계통의 종교시설에서 호스피스 요원 양성과 활동이 이뤄졌다. 그런데 최근 불교 호스피스 전문시설인 충북 정토마을에서 호스피스 전문교육을 이수한 불자들을 중심으로 제주 바라밀 호스피스회가 창립돼 양로원·요양원·병원 등에서 투병중인 환자들에게 영적 지지와 신체적 간호를 하고 있어 범종교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병원에 입원중인 암 환자들을 위해 대화와 간병기도를 하고, 따뜻하게 손을 어루만지며 고통을 함께 나눌 때 증상이 완화돼 잠시라도 평안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암 환자들도 영적 지지를 받아 삶을 다하는 그 날까지 삶의 질을 높이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준비된 죽음으로 전환하는 호스피스 활동에 사회적 관심을가져야 할 때다. <김용하 / ㈔글로벌제주연구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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