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 13일 국내·국제선 장애인을 위한 전용카운터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더 나아가 수화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도민들에게, 특히 장애인들에겐 의외였다면 의외였다.

어쩌면 많은 박수를 받아야할 일이지만 대한항공의 ‘전력’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제주기점 정기항공사 3개 가운데 가장 먼저 장애인 할인혜택 축소를 감행했다. 지난 8월 제주지역 장애인들이  대한항공의 장애인 할인축소 방침에 반발하며 거리의 투사로 변신, 한여름 땡볕 아래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요지부동이었던 대한항공이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장애인 할인혜택 축소가 대한항공 한 회사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나는 물론 제주항공까지 이어지는 ‘항공료 할인율 축소 도미노 현상’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장애인들은 물론 도민들 눈에도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이동권을 보장해 달라”는 장애인들과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장애인 할인율 축소를 강행한  대한항공이 ‘돌연’ 장애인 관련 서비스를 내놓으니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심기일전하겠다는 건지, 자신들의 ‘반장애인적’행동에 물타기를 하려는 것인지 솔직히 기자도 헷갈린다. 대한항공이 장애인들을 보듬으며 이 사회를 같이 걸어가는 동행의 대상으로  보는지, 그냥 장사의 대상으로 보는지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진정 장애인들을 동행의 대상으로 느낀다면 그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할인혜택 축소 방침 철회가 우선돼야 하는 게 아닐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지는 몰라도 하늘을 없앨 수는 없다. 손바닥에 가려 한순간 안보일 뿐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