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일은 에이즈의 날이다. 에이즈가 지구촌에 등장한 1981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현재 약 4000만명의 감염인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 에이즈(UNAIDS)는 에이즈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 따른 ‘편견과 차별’이 에이즈 예방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선언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국제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국내 에이즈 감염인이 발견된 지는 21년째로 2006년 9월말 보고된 내국인 누적감염인수는 4401명이며, 이중 3595명이 생존해 있다. 올해 보고된 신규 에이즈 감염인은 572명이고, 이는 하루 평균 2.1명씩 발견되는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0% 증가했다. 5년전만 해도 연간 증가 감염인이 200명 선에서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작년만 해도 700여명이 발견됐고 올해에는 800명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에서 지난 1년간 에이즈 신규 감염자가 6명이나 증가했다.

에이즈는 HIV라는 바이러스가 인체 내 면역세포를 파괴, 각종 병원체에 무방비 상태가 되면서 사망하게 되는 진행성 질환이다. 바이러스가 들어온 후 바로 증상을 내는 것이 아니라 10여년이 지난 후 증상이 나온다는 점에서 에이즈는 통제가 대단히 어려운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러스는 주로 인체 내 4가지 매개체에 들어있다. 혈액, 정액, 질 분비액, 그리고 감염된 여성의 모유 등이다. 따라서 에이즈 예방은 이러한 매개체 접촉을 막는 방법 밖에 없다. 혈액 접촉은 정부나 적십자사에서 혈액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감염 위험성은 극히 낮다. 의료사고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 국내에서는 주로 성 접촉으로 감염되고 있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에이즈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치료제는 없다. 그러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발병 억제제들은 많이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에이즈가 만성병화 되고 있고 감염되어도 자기 관리를 잘하면 15년 이상 20년 가까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과거의 에이즈에 걸리면 죽음이라는 패러다임은 이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에이즈는 일상생활에서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에이즈 감염인을 차별할 이유도 없다. 우리의 인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사고를 과감히 버리고, 그들도 똑같은 이웃이고 동료이며 친구라는 점, 단지 에이즈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을 뿐이라고 이해해 주는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 <주해성 /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제주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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