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권력층이나 권위있는 공인들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2월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우리나라 사회적 자본 실태조사 결과는 어딘지 모르게 실망감이 앞선다. 조사 결과를 보면 삼권기관(입법·사법·행정)에 대한 불신과 신뢰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의 불신과 신뢰지수를 0~10으로 했을 때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관이 부지기수였다.

입법기관인 국회가 가장 낮은 3이고, 행정기관인 정부가 3.3, 그리고 사법기관인 검찰과 경찰은 각각 4.2와 4.5라니 국민들이 믿고 의지하고 삶의 희망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공적기관의 신뢰도 수치도와 지수도 그렇고, 국민 70%가 공직자의 절반은 부패했다는 보고를 보면 실망감은 극에 달한다.

그동안 다른 방법으로 여러 차례 실시돼온 설문조사 결과가 눈으로 받는 충격이었다면 이번의 결과는 큰 낙담으로 다가온다. 국민에게 주는 실망과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선량한 국민들이 국가 지도자를 염려해야 할 판이니 걱정이 아닐 수가 없다.

우리나라 최고 학벌, 최고 지식, 최고 인격과 인품을 갖춘 국가가 인정하고 국민의우상이라 할 수 있는 엘리트 국가 지도자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최하위라는 보고서 통계를 보면서 무엇인가 잘못된 엇박자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1대1 면접방식으로 국내 최초의 종합조사라니 조사의 신뢰성에 대해 견해의 차이는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국민의 실망은 ‘법’을 제정하고, 그 ‘법’을 집행하고, ‘법’ 위반에 대한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는 공적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각자의 마음에 깊이 반성해야할 과제가 아닌가 하는 참담한 심정이다.

필자도 그동안 공인으로서 취해야 할 일거수 일투족을 여러 차례 설파한 바 있다. 짧은 기간 공인으로서 경험상 박식한 지식과 해박한 지혜보다 덕목과 자질이 우선돼야 한다. 어렵고 소외된채 묵묵히 자기 삶에 매진하는 국민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공직자상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국민 세금으로 임금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남보다 먼저 성공하는 처세보다 국민을 위한 봉사를 먼저 생각하는 공직자상을 실천하는 시대적 변화가 요구되는 한해였으면 한다. <강영수 / 우도면 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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