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족 등 환경 딛고 포항공대 합격 김나경양

   
 
  ▲ 김나경양(가운데)이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웃고 있다. <박민호 기자>  
 

“이제까지 아버지가 기둥이었다면 제가 앞으로 기둥이 될 거예요”

2007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포항공대에 합격한 제주과학고 김나경양(18)은 어려운 환경을 딛고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섰다. 정신지체인 어머니와 동생 사이에서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든든한 후원자인 아버지 덕분에 용기를 잃지 않았다.

김양 가족은 아버지 김영배씨(49)·어머니 강영임씨(42·정신지체 3급), 동생 김민경양(14·정신지체 2급)이다. 아버지가 어린이집 차량 운전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달 100만원정도. 네 식구 살림이 빠듯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국·영·수 학원이나 과외는 남 얘기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선행학습을 하고 온 다른 친구들을 따라가기가 벅찼다. 좌절도 했고, 포기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 얼굴이 선해 이를 다시 악물었다.

김양은 “아버지 가르침대로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하나라도 먼저 시작했고, 수업시간만큼은 집중했다”며 “난관이 닥칠 때마다 아버지 생각에 다시 힘을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아버지는 눈물을 훔치셨다. 김씨는 “학원도 제대로 못 보내고, 맛있는 것도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 양의 꿈은 교단에 서는 것이다. 아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자신처럼 어려운 학생들에게 베풀기 위해서다. 언제나 밝고 씩씩한 그는 새로운 출발도 두렵지 않다. 든든한 후원자인 가족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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