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출입조차 힘든 체육관...이용가능 시설 적고 규격도 달라

“제주도내 체육관은 장애인들에게 문이 굳게 닫혀있어요. 우리도 비장애인과 함께 운동을 즐기고 싶어요”

지난 21일 제41회 제주도민체육대회 장애인부 경기가 펼쳐진 한림종합경기장. 배드민턴·론볼·게이트볼 3개 종목의 경기가 한창이다.

장애인 선수들은 비록 최종 성적에 집계가 안되고 관중도 없었지만 실력과 열정은 비장애인 선수들 못지 않았다.

휠체어 배드민턴 경기에 참가한 안경환씨(41·제주시 일도동)는 “배드민턴은 운동량이 많고 빠른 경기흐름에 재미를 느껴 3년 전부터 푹 빠지기 시작했다”며 “특히 이번 체전에서 정규 체육관에서 경기를 펼쳐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서 장애인들이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는 곳은 탐라장애인복지관 1곳뿐이다. 이곳도 실내체육관보다 대강당에 가까워 운동하기에는 불편하다.

안씨는 “탐라복지관 체육관이 좁아 많은 동호인들이 운동을 즐길 수 없다”며 “조명 등 체육시설도 규정에 맞지 않아 전국대회나 세계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내 체육관은 높은 턱 등 장애물이 많아 휠체어 장애인들은 혼자 힘으로 출입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경기가 열린 한림실내체육관도 휠체어 장애인들이 봉사자 도움 없이는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할 정도로 편의시설이 미흡했다.

한림종합경기장내 론볼 경기장. 론볼 경기는 천연잔디에서 반대편 표적 가까이 공을 굴리는 경기로 체력소모가 적어 제주에서도 노인들과 장애인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도내 유일인 한림 론볼경기장은 수평이 맞지 않은데다 인조잔디로 조성돼 국제규격에 맞지 않다.

론볼 선수인 김성완씨(50·제주시 애월읍)는 “론볼은 정확성을 요구하는 경기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경기”라며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스포츠이지만 기반시설이 매우 열악해 아쉽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장애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사회에 동참하는 데 스포츠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장애인스포츠 기반 확충과 비장애인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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