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협은 어디 갔는지”
 농협의‘목소리’를 찾는 농가들이 많다. 감귤농가와 직결된 중요 사안들에 농협이 제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감귤의 원활한 유통을 목적으로 거론되던 감귤복합가공공장의 운영주체는 제주개발공사로 결정됐다. 감귤과‘가까운’ 농협이 있지만 멀리있는 제주개발공사가 맡은 것이다.
 제주도로부터 운영주체를 요구 받아온 농협은 버티기 끝에 운영주체라는‘십자가’를 지지 않는데 성공한 셈이다.
 농협이 운영주체를 피한 건 국내와 일본의 감귤가공시설을 둘러본 결과 가공공장은 연간 최대 30억원의 적자사업이라는 사실을 파악했기 때문.
 적자사업을 떠맡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배경을 알아보면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농협은 돈을 들여가며 두차례나 현지 시찰을 펼쳤음에도 불구, 그 결과에 대해선 말을 너무 아꼈다. 운영주체를 맡겠다 못맡겠다가 아니라‘적자가 불가피하다’는게 고작이었다.
 시찰 결과처럼 가공공장에 막대한 적자가 예상되고 실제로 감귤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됐다면‘아니오(NO)’라고 말할수 있어야 했지만 농협은 그러질 못했다.
 최근 있었던 10번과 문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함덕농협은 비상품 반출금지라는 도조례를 위반하면서까지 10번과를 싱가포르로 수출했다.
 이에 대해서도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함구로 일관했다. 비슷한 사안이 발생했던 지난 97년 지역본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했던 것과 크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우리가 농협에 요구하는 것은 무조건 농가의 편을 서라는게 아니다. 생산자 단체라는 농협의 위치에서 제 목소리만 내달라는 것이다. 함덕농협의 10번과 수출이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얘기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다 자기 존재마저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김철웅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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