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펴고 세상밖으로 나오렴”
학습도움실 담당…사회적응 능력 최우선
“장애아 가르치려면 이해하고 친구가 돼야”

   
 
  ▲ 현애순 교사가 아이들에게 제주 덕판배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대생 기자>  
 

“장애아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을 이해하고, 친구가 돼야한다”

지난 8일 도리초등학교 특수교육 대상 아동 9명은 현장체험을 떠났다. 오랜만에 교실을 떠나 세상으로 외출한 셈이다. 아이들은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조상들이 어떤 물건을 쓰고, 어떻게 살았는지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세상과 접촉했다.

   
 
  ▲ 현애순 교사  
 
다시 학교로 돌아온 아이들은 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 아이가 고인돌을 신기하게 봤는지 고인돌 이야기를 꺼내자 다른 여자아이는 귀고리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금새 장신구 이야기를 쏟아냈다. 물론 단어와 간단한 느낌 수준이지만 아이들은 조금씩 달라진다.

아이들을 이끄는 대장(?)은 현애순 교사(33)다. 현 교사는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소외당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현장체험을 자주 갖는 편이다. 지난 4월에는 오일장 체험을 통해 1인당 3000원씩 구매 계획을 세우고, 물건을 샀다.

현 교사는 “한 아이가 샀던 화분이 교실 한 쪽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며 “아이들도 이 화분처럼 현장체험에서 배운 것들을 통해 사회적응 능력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사회적응 능력을 키우는데는 학급 친구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장애아이들은 일반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고, 어울리면서 사람을 만나는 법을 배운다. 일반아이들이 장애아이들을 배려하고, 도와줘야 장애아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법이다.

현 교사 “장애아이들이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서 생활하면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소외감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럴수록 일반아이들의 배려가 필요하고, 그에 앞서 교사가 그들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학습능력 키우기도 그의 몫이다. 장애아이들은 일반학급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지만 국어와 수학은 학습 도움실에서 현 교사의 가르침을 받는다. 덧셈, 뺄셈 등 셈하기부터, 읽기, 쓰기 등 기초적인 모든 것이 다뤄진다.

현 교사는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터넷 자료를 활용,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학습지’를 만들었다. 더욱이 장애아이들은 피드백이 늦어 기다림도 그의 몫이다.

그는 “‘같은 것을 가르쳐도 쉽고 빠르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늘 고민한다”며 “때론 쌍방향 수업이 아니라 교사만 가르치는 일방적 수업으로 흘러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생일파티도 잊지 않고 챙기는 현 교사는 요즘 즐겁다. 오래 전 가르쳤던 제자가 안부메일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은 고등학교에 갔을 한 아이가 장애를 딛고 밝게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에 가슴이 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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