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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혁 교사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해 어울림과 여유를 가르친다. <박민호 기자>  
 
# 관악부 지휘 맡아…어울림·여유 가르쳐

“밴드가 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협동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실 한 가득 음악의 향연이 퍼진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트럼펫이며 클라리넷, 섹스폰을 연주하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4월 창단한 광양초등학교 관악부가 마음 가득 감동을 전하고 있다.

아이들은 한 달에 2번 전체 조회시간에 반주를 도맡는다. 연습한 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곧잘 해낸다. 관악부의 지휘는 문기혁 교사(27) 몫이다. 그는 관악부 대장으로서 아이들에게 포기가 아닌 즐거움을 가르친다.

문 교사는 “처음에는 그만 두고 싶다는 아이들이 어느새 소리의 어울림을 알았는지 제일 열심”이라며 “음악은 억지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게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광양교는 관악부 창단과 맞물려 13종 50여개 악기를 구입했다. 아이들은 그 덕분에 연주하고 싶은 악기를 마음껏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문 교사의 가르침과 제주시립교향악단에서 강사로 나서 아이들의 음악재능을 키우고 있다.

문 교사가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이유는 어울림과 여유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요즘 아이들이 예전 같지 않아 주변 유해환경에 노출이 쉽고, 이 학원이다 저 학원에 쫓기는 모습이 안타까웠을 테다.

그는 “아이들은 여유를 느낄 시간이 전혀 없는 것 같다. 학업도 중요하지만 때론 음악에 빠져 여유를 찾고,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특히 합주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어울림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 태흥교 사라졌던 기악합주반 부활 앞장

문 교사의 음악사랑(?)은 첫 부임 학교에서도 변함없었다. 지난 2004년 태흥교에 발령 받은 후 사라졌던 기악합주반 부활에 정열을 쏟았다. 아코디언과 멜로디언 등을 가르치며 기악합주반을 키워나갔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이들을 통해 문 교사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그는 “아이들은 무엇을 가르치면 그 이상을 소화한다. 마치 스펀지 같다”며 “오히려 아이들이 교사를 쉬지 않고 연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젊은 교사로서 문 교사가 느끼는 책임감도 적지 않다. 주변에서 ‘공교육 위기’라는 말이 들릴 때마다 매서운 채찍으로 다가온다. 그 만큼 스스로 노력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는지 연구 또 연구를 한다. 하지만 도착점은 같다.

그가 말하는 지도목표는 ‘최고보다는 최선’이다. 문 교사는 “아이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서 바둥바둥 거리며, 경쟁하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해 흘리는 땀방울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싶다”고 작은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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