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익의 축제이야기] 3. 제주축제의 과제와 가능성 2

   
 
  ▲ 제주시축제위원회가 펼친 다른 지역 축제 벤치미킹.  
 
제주축제 중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만한 세계적인 수준의 축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실망만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제주사람들은 제주축제의 문제점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이의 극복을 위한 대안 찾기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50여개 축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주최가 제주도, 양 행정시, 그리고 읍·면·동의 주민위원회 또는 마을로 돼 있다.

문화관광부 유망축제인 ‘정월대보름들불축제’는 제주시가 주최와 주관을 모두하고 있고, ‘서귀포칠십리축제’는 서귀포시가 주최하고 서귀포시축제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예비축제인 ‘제주왕벚꽃축제’는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시관광축제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다.

유채꽃잔치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한해씩 번갈아가며 주최하고 그 주관은 양시의 축제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 제주시축제위원회가 펼친 다른 지역 축제 벤치미킹.  
 

‘제주마라톤축제’와 ‘제주억새꽃축제’는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관광협회가 주관하고 있다.
이밖의 다양한 축제들은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나 이장단협의회 또는 마을주민들이 축제위원회를 자발적으로 구성하여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도에는 축제가 상당히 많은 것 같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양시가 한 해씩 번갈아가며 개최하는 유채꽃잔치를 제외할 경우 제주시지역에서는 들불축제와 왕벚꽃축제만이, 서귀포시지역에서는 칠십리축제와 칠선녀축제만이 행정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축제를 개최하고 있을 뿐으로 나머지 상당수의 축제는 축제가 개최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축제위원회를 구성하여 축제를 개최하고 있고, 단지 행정기관에서는 축제를 개최하는데 따른 행·재정적 지원만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볼 경우 행정기관이 직접 개최하는 축제는 다섯 개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대표적인 축제는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사람들은 축제라는 명칭을 가지고 개최되는 50여개 모두의 축제를 똑같이 보고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주축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같다.

따라서 어떤 이는 제주도의 축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되기가 어렵고 그 가능성도 매우 희박하다고 하지만, 필자는 그러한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행정기관이 직접 나서서 개최하는 다섯 개의 축제 중에서 3개의 축제가 문화관광부의 유망축제와 예비축제로 되어 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보면 제주도의 큰 축제 중 60%가 국가의 지정축제로 되어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제주도는 우리나라 어느 지역도 해내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들불축제를 제외하년 2억원 내외의 적은 예산으로 당당하게 문화관광부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주축제는 그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축제를 기획하고 실연하는 구성원 문제도 따져보기로 하자. 제주도의 크고 작은 축제에는 모두다 축제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들불축제만이 민간 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제주시가 주최하고 주관하고 있을 뿐으로 나머지의 모든 축제에는 축제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제주시의 경우는 제주시관광축제윈원회가 구성이 돼서 금년의 경우 왕벚꽃축제와 유채꽃잔치를 주관하였다.

서귀포시의 경우는 서귀포시축제위원회가 구성이 돼 있어서 칠십리축제와 칠선녀축제를 주관하고 있다.

위원회의 구성원을 보면 제주시는 학계, 문화예술계, 항공업계, 여행업계 등에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돼있다.

서귀포시의 경우는 향토학자, 교수, 관광업계 등을 중심으로 하는 자문단을 두고, 문화예술계, 축제 경험자, 그리고 각 읍·면·동의 대표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읍·면·동 또는 마을단위에서 개최되는 축제들의 경우는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그 지역의 축제 전문가와 유지들로 축제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또한 그동안 수차례의 축제를 경험함으로써 그 나름대로 축제에 관한한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들 축제위원회는 가만히 앉아서 탁상행정식으로 축제를 기획하고 시연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당 축제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시키는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제주시관광축제위원회에서는 제주시축제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진단하기 위하여 07년 5월 4일부터 6일까지 2박3일 동안 육지축제에 대한 벤치마킹을 하였다. 이들 위원회의 조직원들은 근년에 들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축제중의 하나인 ‘함평나비축제’를 시작으로 금년에 77회째를 맞고 있는 전라북도 남원의 대표적 축제인 ‘춘향제’ 경남 산청군의 ‘산청지리산한방약초축제’, 그리고 전라남도 여수시의 ‘여수국제범선축제’  등을 벤치마킹함으로써 제주시축제를 차별화시키는 방법들을 배웠다.

서귀포시축제위원회는 2차레에 걸친 워크샵을 통해 축제전문가로부터 축제를 어떻게 기획하고 시연하고 홍보할 것인가에 대한 특강을 수강하고 열띤 난상토론을 함으로써 축제가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들을 공부하였고, 마을별로 개최되는 축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충분히 조언을 해 주었다.

또한 제주도는 축제육성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차례의 회의와 워그샵을 한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다. 이 위원회는 금년부터 제주도의 축제를 생태자연축제, 전통문화축제, 문화예술축제, 지역특성화축제, 그리고 지역축산물축제 등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심의와 평가를 하여 사후관리를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앞으로 이 위원회는 제주도지정축제의 선정에 관한 사항, 제주도대표축제의 개발에 관한 사항, 축제명칭의 결정에 관한 사항, 축제의 통폐합에 관한 사항, 축제발전전략에 관한 사항, 축제평가에 관한 사항, 축제예산의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전반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 제주시축제위원회가 펼친 다른 지역 축제 벤치미킹.  
 

이상에서 보면 제주도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축제를 주관하는 축제위원회와 축제를 지원하는 육성위원회가 구성되어 서로 열정적으로 제주축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에 제주축제의 미래는 밝다고 필자는 판단하고 있다.<제주시관광축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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