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는 축복 받은 사람들의 땅으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현장이며, 우리의 모습이다. 지난 2005년도에 봉사를 다녀온 뒤 지난 7월 학생들을 데리고 소록도를 다녀왔다. 경쟁률은 무려 20대 1이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과 봉사에 대한 인식부족, ‘높은’ 학력이 모든 삶을 이뤄 줄 것이라는 사고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많다. 이번 봉사는 고교시절 학생들에게 인성과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게 하는 계기가 됐다.

국립소록도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게된 학생들은 간단한 입소식과 체험 봉사 활동에 필요한 체험교육(환자 간호법, 휠체어 사용법, 시각 장애 체험 등)을 받았다. 학생들의 태도는 매우 진지했다.

하루 일정은 새벽부터 시작됐다. 새벽 4시40분 기상해 5시30분 식사수발로 하루 일과가 시작되면 저녁 8시가 돼야 모든 일정이 끝났다.
학생들은 간병, 식사 보조 및 배식, 목욕, 세탁, 청소, 심부름 등은 물론 대소변을 거두는 일, 옷을 입히는 일, 휠체어에 옮기는 일, 목욕시키는 일까지 거들었다. 나름대로 인내와 어르신들과 자유스런 공감이 필요했다.

소록도 봉사는 일차적으로 어렵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데 의미가 있고, 나아가 오랜 시간 문둥병이라 불리며 사람들에게 천대받던 한센병에 대한 고정관념 파괴라는 또 하나의 의의를 갖고 있다.

한센병으로 노인들의 손이 뭉툭하고, 코가 허물어졌고, 입 역시 그랬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외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아니, 그 분들이 외모보다 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이, 우리와 같은 감정을 지닌 인간이라는 생각이 더 먼저였다.

봉사활동을 마친 학생들은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가고 싶다. 소록도에서 이것저것 많은 생각하게 됐고,  내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소록도에서 만난 천사들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이종문 남녕고등학교 기독학생회 지도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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