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새 경제팀의 시각이 종전과 틀려 제주은행의 사활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진념 신임 재정경제부장관은 7일 장관에 임명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지주회사는 도입해야 하지만 잘못된 은행도 지주회사 우산아래 두는 것은 반대한다.성적이 좋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은행을 지주회사로 묶어야 한다”며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진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헌재 전 장관이 강조하던 것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새 경제팀의 정책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종전 경제팀은 BIS 자기자본비율이 8%미만인 은행 등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주회사로 묶는다는 방침을 강조하는가 하면,감자(자본금 감소)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종전 경제팀과 다른 이날 발언으로 인해 제주은행을 비롯,BIS 자기자본비율이 8%를 밑도는 은행들은 앞으로 은행의 생존권과 직결된 발언이 아닌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진 장관의 발언대로 금융 구조조정이 강행될 경우 ‘퇴출’이라는 막다른 길에 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8일 재경부는 진 장관의 발언에 대한 보충설명 자료를 배포,“불량은행의 지주회사 편입을 반대한다는 뜻은 불량은행이 클린화 작업을 거치지 않고 직접 지주회사에 편입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경부의 보충설명에서도 나타났듯이 클린화가 되지 않을 경우 은행의 생존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제주은행 관계자는 “경제팀의 정책기조가 다소 바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가 클린화 작업을 거치지 않은 은행의 지주회사 편입을 반대한다고 해명한만큼 클린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김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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