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 갖는 우리 미래"

   
 
   
 
겨울 초엽, 한동안 날씨가 꽤 춥다 싶더니 박희순 교사(44)를 찾은 날, 모처럼 조천교 신흥분교장에 내린 볕은 따사로웠다.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새로운 성찰을 한다는 박 교사. 대흘교를 거쳐 조천교 신흥분교장 등 최근에야 소규모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그녀는 이제 교육이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 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잇는다.

그녀의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닫는다. "아이들은 그 어느 누가 판단 할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다. 아이들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끄집어 주는 게 교육이라 생각한다."

자그마한 체구다. 그러나 박 교사에게선 교육에 대한 열정,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이는 바로 그녀가 가진 '에너지'다.

지난 2004년 제주동교 재직 때 아이들에게 써보도록 했다는 '나의 사명서'가 독특하다. 

아이들 개개인이 학생으로서, (집안에서) 동생 및 언니로서, 그리고 부모님의 딸과 아들로서, 무엇을 하고 할 것인지를 세우고 이를 잊지 않고 실천하도록 했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존재와 책임감, 바른 인성 등을 쌓을 수 있도록 한 교육방법이었다. 

대흘교와 신흥분교장으로 옮겨온 후엔 나의 사명서는 물론 '학교 사명서'도 만들었다. 학교 사명서는 학교와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등 교육공동체의 실천 사항이 오롯이 담겼다.

주변 교사들에게 들어보면 박 교사는 소년소녀가장과 가정 해체 등으로 외로운 아이들과 결연을 맺고 이들을 보듬어 안아 온지가 오래됐다.

한번은 그랬다. 자칫 잘못될 수 있었던 제자를 올바르게 지도한 애절한 일화가 교육부와 청와대까지 소개돼 2000년 스승의 날 박 교사는 제자와 함께 청와대 오찬장에서 대통령에게 격려를 받았다.

   
 
  박희순 교사  
 
박 교사는 또 아이들 성장과정에서 생겨날 수 있는 왜곡된 성격을 교정하기 위한 프로그램에다 일반인들이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장애체험프로그램도 매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초등학습지도 공로로 SBS교육대상(학습지도부문)을 수상하는 등 각종 교육자료 및 프로그램 개발에도 열정이다.

오감(五感)을 활용한 글쓰기. 작은 풀벌레가 지저귀고 새싹이 움트는 소리…, 세상의 작은 것을 아이들 스스로 느껴보도록 하고 이를 글쓰기로 유도한다는 박 교사의 교육방법 한가지만으로 항상 연구하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박희순 교사는 "희망한 곳으로 발령될 때는 거의 없었지만, 막상 발령학교로 가보면 아이들과의 운명적 만남이 늘 있었고, 그런 이유로 발령을 오게 됐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지난날들을 회상했다.

박 교사는 "아이들이 '할께요. 할 수 있어요'라고 하면 된다고 믿는다. 아이들을 위해 한평생을 걸어볼 만큼 교사는 정말 꿈을 키우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opindoo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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