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계획된 일이라 약속을 어길 도리가 없잖습니까”

 의료계 전면 재폐업으로 우려했던 대란이 재연되고 있는 가운데 7년전부터 해온 농어촌 무료검진을 중단할수 없어 올해도 어김없이 남제주군을 찾은 의료팀이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원흠박사(55)와 장병철박사(48),강창순 내과의원 원장(52)등 12명은 의료계가 재폐업에 돌입한 11일 표선면 성읍1리를 찾아 진땀을 흘렸다.

 30도가 넘는 폭염속에서도 이들은 먼길을 마다않고 몰려든 노인들을 상대하느라 쉴새 없었다.12일에는 가파도를 찾을 예정.

 사실 이들의 의료봉사가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93년부터 2년에 한 번꼴로 남군을 찾아 심장병환자를 돌봤고 증세가 심각한 환자는 직접 서울로 초청,입원치료를 받게하거나 수술을 주선했다.혼자사는 노인에겐 성금도 건넸다.남군은 이들에게 명예군민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이 올해 더욱 빛을 발한 것은 일부에선 집단이기주의로 비춰지고 있는 의료계의 집단폐업 와중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박사는 그러나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올해라고 그만둘수 없어 찾게됐다”며 “굳이 ‘정국’과 연계시켜 생각하지는 말아달라”고 주문했다.그러면서도 “남들 모르게 조용히 하려고 했다”며 여운을 남겼다.

 고임경 성읍1리장은 “병원엘 가도 진료를 거부당하는 마당에 서울서 직접 약품까지 갖고와 무료진료를 해줘 주민들의 고마움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한편 원광대 한의과대학도 오는 13일부터 3일간 성읍초등학교에서 무료진료를 벌일 계획이다.<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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