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60년 지상유물전] <2>진실의 아카이브 ‘4.3 사료관'

   
 
  ▲ 올해 4.3 60주년을맞아 개관할 ‘4.3사료관’내부.  
 

올해 4월3일 4·3 60주년을 맞아 개관할 ‘4·3 사료관’은 제주인의 생명·평화·번영의 역사를 대내·외에 알리고, 확산시키는 ‘진실의 공간’이다. 4·3의 진실은 상설전시실에서 살아 숨쉰다. 프롤그를 포함한 6개 전시공간과 2개 특별전시관에는 1945년 해방부터 현재까지의 발자취, 그리고 평화 가치를 확산하고 다시 생산하는 미래의 자양분을 담고 있다.<전문>

△폭넓은 4·3 진실 기록

4.3 사료관은 4·3에 대한 정의를 1945년 해방을 맞은 제주사회의 모습까지 폭넓게 보여준다.

2000년 1월12일 공포된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 특별법)은 제주4·3을 ‘1947년 3월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했다.

2003년 10월 공포된 ‘4·3사건진상보고서’(이하 보고서)도 ‘1947년 3월1일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서청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단선·단정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45년 9월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4·3 사료관은 4·3에 대한 정의를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해방이전부터 일본군이 제주도 전 지역에 만든 진지동굴이 4·3 당시에는 주민들의 은신처가 되고, 토벌대의 주민 집단학살터로 바뀌어 4·3 유적으로 남게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료관은 보고서의 1947년 3월1일~1945년 9월21일까지 7년7개월간 발생한 자취·유물만을 4·3유적으로 해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1945년 해방부터 출발, 한라산 금족지역 해제까지 9년간 발생한 4·3 유적을 포함해 현재에 이르는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4·3이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1945년 해방부터 현재까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원인, 전개, 결과, 후유증, 진상규명과정을 비롯해 평화를 향한 화해·상생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 상설전시실 공간구성도  
 

   
 
  ▲ 상설전시실 완성조감도  
 

△화해·상생의 평화기념관

사료관은 단순히 자료를 모아두는 것에서 더 나아가 4·3의 역사적 진실을 기록하고, 평화·인권의 성지로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상생하며 잃어버린 제주공동체를 되살리는 평화기념관이다. 또 평화의 가치확산 및 문화의 재생산 공간을 의미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은 1관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2관 해방·좌절, 3관 무장봉기·단선반대, 4관 초토화·학살, 5관 후유증·진상규명운동, 6관 에필로그로 이어지는 6개 공간으로 크게 구성됐다.

또 발굴된 현장 그대로를 보여주며 과거의 흔적을 깨닫는 ‘다랑쉬굴’, 제주인들과 희노애락을 함께한 팽나무가 ‘해원의 퐁낭’으로 2개 특별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프롤로그는 깊은 동굴의 이미지를 주는 역사터널로서 1945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해방·좌절의 2관은 전쟁-해방-자치-3·1 발포사건-탄압의 역사적 상황을 연출한다.

3관 무장봉기·단선반대에서는 무장봉기의 결정과정과 배경을 다룬다. 4·3 무장봉기를 시작으로 4관에서 맞이할 ‘초토화·학살’ 이 일어난 5·10 단선 반대의 공간에서 평화의 바람과 함께 한라산을 바라보는 공간 이미지가 연출된다.

초토화·학살 공간에서는 ‘다랑쉬굴’ 특별전시관과 함께 죽음의 사례들을 직접 목도하고, 후유증·진상규명운동의 5관은 후유증 역사와 진상규명 역사가 서로 맞물리면서 상생의 섬으로 거듭나는 공간이다.

6관 에필로그에서는 상생·평화·통일염원의 미래가 ‘해원의 퐁낭’ 특별전시와 더불어 펼쳐진다.

팽나무는 제주사람들이 맞이했던 해방의 기쁨, 학살의 목격·증언, 희생의 아픔,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고 일어선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날줄·씨줄로 엮은 진실

4·3의 진실은 날줄과 씨줄로 평화기념관에서 엮어진다.

숲과 나무처럼 해방부터 현재에 이르는 4·3의 내용이 크고, 작은 이야기로 맞물리면서 4·3의 진상을 진솔하게 서술한다.

큰 이야기는 4·3 진상을 기록한 정사를 풀어내고, 작은 이야기는 민초들이 개인별로 겪은 역사를 형성하고 있다.

정사는 해방후 자주국가를 위한 좌·우 대립, 미·소 분할 점령, 단선반대, 제주저항, 세계 민중봉기, 여순사건, 20세기 대학살, 제주사회 후유증·진상규명운동 등 4·3의 진실을 찾고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큰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작은 이야기는 4·3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가 개인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버렸는지를 보여준다.

4·3을 실제 체험한 증언자를 중심으로 개인의 시각에서 무장대·희생자·행방불명인·후유장애인과 연좌제 멍에를 안은 아들 등 가족이 겪은 4·3, 친구가 겪은 4·3 등을 풀어헤치면서 큰 이야기와 함께 4·3의 전체적인 진실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4·3사료관은 4·3의 아픈 기억을 넘어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화해하고 상생하는 장소로서, 미래의 인권과 평화 건설에 모두 참여토록 일깨우고 있다.

◆특별취재반=박훈석 사회경제팀장·김대생 인터넷팀 차장·박미라 자치팀 기자·문정임 교육문화체육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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