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독한 고열을 동반한 도감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듯이 우리 나라는 지금 大學입학시험이란 고열과 한기를 동반한 주기적 진동형 열병이 또다시 불고 있다. 수능점수에 가슴 졸이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다가 合格과 不合格의 여부에 따라 合格의 열기도, 不合格의 뼈저린 냉기도 맛보게 한다.
한국사회에 뼈아픈 일침을 가해서 화제가 됐던 이케하라 씨의 "맞아 죽을 각오로 쓴 한국, 한국인 비판" 에서 한국사회는 수능시험이나 대학입시의 열풍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너무 드세다고 지석하고 있다. 시험 볼 때번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교문 밖에서 기도하는 수험생 부모들의 모습이라든지 전국적으로 출근시간을 늦추고 심지어 항공기의 이착륙까지 연기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올해도 수능을 본 수험생은 87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전문대졸를 포함해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정원은 55만명밖에 안되니 30만명에 가까운 젊은이들이 大學에 못들어가고 젊음의 꿈을 꺽이게 됐다.
컴퓨터, 인터넷, e-mail, 화상회의 등 정보통신분야가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재택근무가 일상화될 것이라는 21세기에도 과연 지금까지와 같은 대학이 필요하고 입시열풍이 계속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머지않은 시대에 첨단과학기술의 힘이 대학을 변화시키고 대학입시의 열기를 식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올해 제주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수는 9천여명이고 이중에서 3분의 1정도가 행운의 꿈을 안고 육지부에서 大學교육을 받으려고 제주를 떠난나고 있다.
제주를 떠나 육지부에서 대학교육을 받는 학생수를 말하자면 모두 1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의 연간 쓰고 있는 교육비는 어림잡아도 1.500억원에 이르고 있다. 1,500억원이란 돈이 제주에서 매년 대학교육비로 역외유출(域外流出)되고 있는 셈인데 이정도의 돈을 제주도의 모는 감귤농사가 일년동안 재배해서 벌어들이는 순수익하고 맞먹는 것이며 연가 서귀포 시청의 예산과 같은 규모이다.
무론 자녀들이 성장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이정도의 경제적 투자는 아쉬울 것이 하나도 없고 더 투자를 해도 값어치 있는 일이다. 자녀들의 적성을 살리고 꼬 가야할 육지부 大學으로 가서 거기서 교육을 받고 훌륭한 사회적 동량이 되어 준다면 이것은 모두에게 꿈이요, 희망인 것이다.
그런데 단지 무조건적으로 육지부로 나가서 대학교육을 받고 싶어서 , 아니 면 제주에 있기 싫어서 대학이름도 낯설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대학으로 떠나간다면 이는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국에 4년제 대학이 183개, 전문대학이 161개로 모두 344개의 대학이 있다. 허영을 쫓지 말고 이 수많은 대학들 중에서 실리를 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 大學 학생들간에 유행하는 우스개 소리 하나를 소개한다. 제주도에서 제일 바보는 누구냐 하면 서울에서 대학교육을 받고 제주에 와서 실업자 생활을 하는 사람이고 둘째 바보는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제주에서 직장생활하는 사람. 아리고 하고 있다.
굳이 제주에서 직장을 잡을 거라면 구태여 서울까지 가서 비싼 대학등록금까지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육지부로 나간다고 하지 말고 우수한 학생들이 제주대학으로 올 수 있도록 교육환경과 을 대대적으로 개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훌륭한 교욱환경을 갖추고 장학, 해외유학특전, 후생 및 복지시설, 꿈과 희마을 심어주는 교육프로그램 등이 있아야 할 것이다.
21세기에 맞게 지식정보 사회의 중심으로 제주대학교가 대단하게 변모하지 못한다면 영원한 대학의 낙오자로 남을 것이고 국립 대학으로서 그 존재가치가 없을 것이다. <강지용·제주대교수·농업경제학><<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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