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맞은 제주4·3, 슬퍼할 자유 얻은 기쁨 ”

● ‘화산도’ 저자 김석범씨

   
 
   
 
재일 제주작가 김석범씨(83·「화산도」저자)에게 제주4·3은 무엇인가. 제주4·3 60주년을 맞아 4·3교류방문단 소속으로 2일 제주를 찾은 김씨는 한마디로‘슬퍼할 수 있는 자유의 기쁨’으로 정의 내렸다.

김 씨는 “지난 반세기동안 제주에는 슬픔의 자유가 없었으며, 제주민들은 학살당한 자식을 끌어안고 울 수조차 없었던 암흑의 시대였다”면서 “60년이 흐른 지금, 유족들은 대성통곡할 수 있는 자유를, 기쁨의 해방을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김씨는 “제주4·3 당시 학살의 주체인 외부의 권력과 대한민국정부에 의해 제주도민의 기억은 말살돼 왔다”면서 “제주4?3의 진실은 철저히 묻혀 있는 만큼 앞으로 현대사 속에서 제주4·3의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는 연구들이 잇따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4·3 명확한 역사규정 돼야 평화의 섬 완결될 수 있어”
●‘신간사’ 대표 고이삼씨

   
 
   
 
“제주도가 안고 있는 문제는 곧 재일동포들의 문제다. 제주4·3 체험자들은 그 시대를 지옥으로 여기지만, 미체험자들은 대한민국의 단독선거에 반발해 일어난 통일운동으로 보고 있다. 고이삼 ‘신간사’ 대표(57·우도 출신)은 제주4·3에 대한 재일동포사회 시각을 이같이 설명했다.

고 대표는 “제주4·3에 대한 재일동포사회에 있어서의 다양한 평가의 괴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앞으로 제주4·3의 과제다”고 전제한 뒤, “지금까지 제주4·3 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치달려왔다면, 이제는 이해관계로 얽힌 현재의 시각으로서 역사가 아닌, 1947년 그때로 돌아가 역사를 역사로서 명확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4·3의 제대로운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못하면 제주평화의 섬도 한갓 구호일 뿐이라며 제주4·3의 진정한 역사규정이 있어야 제주평화의 섬이 완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내 4·3희생자에 대한 진상규명·조사 이뤄져야”
●입명관대 문경수 교수

   
 
   
 
문경수 일본 입명관대 교수(59·김녕출신.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 대표)는 제주4·3을 제주공동체가 외부 권력의 압박에 맞서 제주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서 제주4·3항쟁으로 규정지었다.

일본내 제주4·3진상규명과 관련, 그는 “1948년 제주4·3이 발발할 당시 일본에서는 4·24 교육투쟁이 있었는데, 두 사건 모두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맞물린 사건이었다”면서 일본과 제주의 당시 상황이 결코 무관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문 교수는 또 “최근 제주4?3당시 일본에서도 제주4·?3에 항의했던 역사가 많이 규명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제주4·3과 재일교포와의 관계도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4·3의 진상규명 활동과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일본인들에게 제주4·3을 알려온 문 교수는 “일본내 제주4·3 희생자들에게 대한 진상파악은 제주4·3특별법에서도 제외돼 있으므로, 앞으로 이들에 대한 생존여부도 조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남겼다. 현순실 기자 giggy@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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