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민철  
 
 교통신호란 제한된 교통공간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교차로에서 빨간불이 켜지면 내가 기다린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녹색 불을 보고 진행하는 상대방에게 교차로를 통과 할 수 있는 우선권이 부여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기다린다는 것은 내가 갈 수 있는데 마지못해 대기한다는 의미가 강하지만 실제 교차로에서의 빨간불은 나에게 마지못해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을 양면에서 사용해야 하므로 공간사용을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 교통신호가 존재한다고 이해해야 한다.
 교통안전시설로서의 교통신호기가 교통안전에 미치는 역할은 매우 크다.
 도로참가자 상호간의 충돌과 엉킴을 방지하고 나아가 속도의 적정한 컨트롤을 통해 안정된 교통흐름을 형성하고, 안전하면서도 원활한 교통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신호기의 큰 역할 중의 하나이다.
 교차로에서의 교통량을 적정 배분하고 노선 전체와 도로망의 교통흐름을 적절히 조절해 교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교통신호기의 역할이다.
 그러나 실제 운전을 하다보면 교차로에서 통과하는 자동차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빨간 신호로 인해 정지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신호를 기계적으로 지켜 운전한다는 것이 바보 같이 느껴지고 신호기로 인한 교통정리가 실정에 맞지 않는 것같이 보이며 합리적이 아니라고 느낄 때가 적지 않다.
 이는 우리나라의 많은 도로는 도시계획상에 따른 계획된 도로라기보다는 도시의 자율적인 발전에 따라 부수적으로 확장되고 개선된 도로가 많아 교차로 간의 거리가 짧고 생활권과 도로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계속 연구, 검토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신호체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교통문화란 거창하고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운전행동, 횡단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우리의 교통문화이다.
 좀더 성숙된 교통문화를 위해 양보하고 규칙을 지키는 마음자세를 가다듬을 때가 지금이다.
 <임민철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제주특별자치도지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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