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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평화·인권을 향한 4·3의 새로운 출발 공간[4.3 60년, 지상유물전] <8> 다시 시작하는 4·3-6관 에필로그·'해원의 퐁낭
박훈석 기자
입력 2008-04-22 (화) 21:18:12 | 승인 2008-04-22 (화) 21:18:12

 4·3 60주년 위령제를 앞두고 지난 2일 제주를 찾은 박재승 제주4·3중앙위원회 소위원장은 이념의 논쟁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려는 제주도민들의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박 위원장의 설명처럼 6관 '에필로그'와 특별전시관 '해원의 퐁낭'은 제주 4·3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향한 출발점이다. 이곳에서는 50여년간 찾아낸 제주4·3의 진실과 화해·상생의 정신을 토대로 생명·평화·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현 세대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마을의 팽나무는 해방을 시작으로 제주사람들이 60년전 겪은 4·3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한 화해·상생의 역사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 세계평화 원동력 표출
비극의 제주4·3 역사속에서 찾아낸 생명·평화·인권의 소중한 진실은 세계평화를 향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극의 제주4·3 역사속에서 찾아낸 생명·평화·인권의 소중한 진실은 세계평화를 향한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4·3평화기념관내 5개 전시공간에서 4·3의 진실 및 올바른 역사를 배운 방문객들은 6관에서 미래의 인권과 평화가치를 생산한다.

1~5관에서 4·3의 역사적 배경과 발생원인, 전개, 결과, 후유증, 진상규명운동을 목격한 방문객들은 6관내 '소원지 벽'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고 있다.

지난 60여년간 정부가 발표하거나 생산한 역사만이 우리 역사라고 배웠던 방문객들은 4·3의 실체와 진실을 바라보면서 무엇인가 달라져야 함을 느끼는 것이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내용과 너무나도 다른 진실을 마주한 방문객들은 예전에 배웠거나, 현재 배우고 있는 제주4·3의 역사가 바뀌어야 함을 '소원지'에 쓴후 벽에 직접 매달고 있다.

4·3 발생후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거나, 현재 극우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제기하는 이념 논쟁, 혹은 중간자적 입자에서 방관하는 생각은 우리의 본래 정신이 아님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4·3평화기념관내 '소원지 벽'.  
 
△ 새로운 역사 향한 출발점
'소원지'에는 60년전 제주4·3의 진실을 배운 방문객들이 직접 쓴 소원과 다짐이 새겨져 있다.

소원지를 쓴 사람은 남녀노소나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 방문객들 모두가 너와 나의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다시는 제주4·3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한반도·동북아·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우리세대의 책무를 소원지에 기록하고 있다.

실명과 익명으로 써내려간 소원지에는 1949년 1월17일 4·3 당시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인명이 희생된 북촌리의 유족을 비롯해 도내·외 초등학생, 관광객 등도 소원지를 통해 새로운 역사찾기에 참여하고 있다.

북촌리장으로 자신을 밝힌 소원지는 "4·3사건, 우리는 그들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고, 정구헌씨(대전시 남구 대명동)는 "억울하게 가신 영혼님들, 이제 편히 쉬소서"라는 추모의 글을 소원지에 써놓고 있다.

예은·주연의 자매라고 밝힌 방문객은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들이 4·3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익명의 방문객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됐다. 한걸음씩 걸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다음엔 동생들과 같이 와서 제주의 아픔을 알리겠다"는 등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현진군(화개초등학교 6학년 3반)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는 미래상를 밝혔고, 자신의 거주지가 '대전'이라고 밝힌 방문객은 "사(死), 삶…아직도 끝나지 않은 역사…이제 첫 걸음입니다"며 새로운 역사 찾기를 강조했다.

제주4·3평화기념관에는 이처럼 남녀노소에 관계 없이, 제주사람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새로운 역사 만들기에 동참했다.

△ 화해·상생·평화의 큰 그릇

6관 '에필로그'는 방문객들이 상설전시공간의 마지막에서 마주하는 의미에 불과하다.

방문객들이 소원지에 새긴 소원·다짐처럼 이곳에서는 제주4·3과 관련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화해·상생의 정신을 토대로 모두가 미래로 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에필로그에서 맞이하는 '생명평화의 벽'에도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새기고 있다.

제주4·3평화기념관이 희생자를 위령하고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는 '추모의 장소'이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훈을 주는 '역사교육의 장소', 생명·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면서 이를 계기로 한반도의 평화, 동북아시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평화와 인권의 장소'로 에필로그에 담긴 의미를 전하고 있다.

에필로그는 이처럼 60년전 잘못된 국가공권력으로부터 제주공동체를 지키는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이 학살됐지만, 50여년간 찾아낸 4·3역사의 진실을 토대로 화해·상생, 평화·인권을 향해 함께 떠나기를 바라는 아름다운 여행의 시작점을 제시하고 있다.

△ 화해·상생 정신 새긴  '해원의 퐁낭'

제주섬의 마을 곳곳에는 오랜 세월을 견디면 생활해온 수많은 팽나무가 자리해 있다. 팽나무는 지친 사람들의 쉼터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서는 신앙의 근원으로서 마을을 보호한다. 팽나무는 제주어로 '퐁낭'이라고 부른다.

특별전시관으로 조성된 '해원의 퐁낭'에는 4·3 해결 과정에서 특별히 강조된 제주사회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다.

1945년 팽나무 아래에서 맞은 해방의 기쁨을 시작으로 1948년 4월 팽나무 아래에서 무장대의 호소문을 줍고 본의 아니게 4·3에 연루된 주민들을 상징하고 있다.

또 1948년 11월 군인들의 주민학살 목격·증언자로서, 1949년 초토화작전으로 마을이 불탄후 그 자신도 불길에 그을린 채 홀로 남아 마을을 지키는 '잃어버린 마을'로서, 2007년에는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일어서며 희생자들의 넋을 어루만지는 해원·상생의 정신을 표출하고 있다.

해방 전후를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제주사회가 마주한 4·3의 모든 역사가 팽나무에 함축된 것이다.

박훈석 기자  hss9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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