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말보다 60.94포인트(3.23%) 하락한 1827.94로 한 주를 마감했다. 미국발 경기침체와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는 줄었지만,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현재 글로벌 증시는 유가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조정국면에 진입해 있는 상황으로 보여진다.

KOSPI가 1900선을 시원스럽게 돌파하지 못하고 조정을 받고 있다. 쉽게 생각해 이번 조정을 3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진행되어온 반등에 대한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유가 급등과 원화 약세라는 조합이 내내 걸린다.

지난 2월 말 100달러(WTI 기준)를 넘긴 국제유가는 단기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30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세계 언론에선 연일 유가관련 뉴스들을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가강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유가급등이 전체 상품시장의 가격상승으로 전이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 그 이유다.

최근 유가급등은 자체적인 수급문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으며, 금융적 요인보다는 제한적인 공급과 예상을 넘어서는 실물 수요 요인에 의한 문제일 수 있다.

또한 유가, 단기외채 문제 등 환율상승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있지만, 환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세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당국이 환율을 안정화시키겠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우선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이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부담을 완화시키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또 다른 지원군이라면 유가악재로 지난 한 주간 쉬었던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가 이번 주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이다. 달러 약세 국면에서 원화 약세는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다소 잘못됐다는 인식 하에 원화 강세 반전을 노린 환차익 매수세가 들어온다면 시장은 다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유가 급등세가 완화되면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시도가 재차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이번 조정을 매력적인 업종과 종목군의 저가매수기회로 활용할 기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단순히 1800선을 이번 조정의 지지선으로 설정하기 보다는 유가와 환율이라는 가격 변수의 움직임을 주시해 주식의 매수 시점을 잡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상범 대신증권 제주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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