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식탁이 불안하다 2]전국 유사 사례 잇따라…솜방망이 사후 배상책임 강화해야 지적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지만 '소리만 요란한'정부와 달리 업계는 책임 회피에 급급한 행태로 불만을 사고 있다. "외관상 문제가 없는 동일 제품으로 바꿔주겠다" 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응은 물론 결과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등 '감추기' 의혹까지 낳고 있다. 나아가 이들 업계를 관리 감독해야하는 정부 역시 책임을 업계나 소비자에 떠넘기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원인 몰라도 "이상 없다"

본보가 문제를 제기한 곰팡이 추정 이물질이 발견된 치즈(21일 5면)는 취재 결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남양유업㈜의 어린이용 치즈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지난 4월 26일과 19일 등 두 차례.

곰팡이 추정 이물질이 발견됐지만 재판매 결정이 내려진 과정은 석연치 않다.

남양유업㈜는 지난달 문제 치즈가 발견된 지 나흘만인 30일 해당 매장에 '판매해도 괜찮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때는 문제 치즈의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남양유업중앙연구소가 문제 치즈의 발생원인 분석 의뢰를 받은 것은 지난 4월 30일, 공기 유입으로 곰팡이가 발생한 '핀홀 현상'이란 결과를 남양유업 측에 통보한 것은 이달 6일이다.

결국 남양유업은 검사 의뢰를 하는 것과 동시에 유통매장에 판매가 가능하다는 통보를 하는 등 식품 안전 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냈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30일 다른 지역에서 같은 제품에 이상이 없고 문제의 제품만 이상이 있다는 것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역시 거짓인 것으로 판명됐다.

앞서 4월 23일에도 유통기한이 같은 제품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와 역시 '핀홀 현상'이란 결과가 나왔던 사례가 있고, 5월 10일 쯤에도 불량식품신고 접수가 된 것으로 확인(사진 있음)되는 등 업계가 '감추기'에 혈안이 되면서 문제가 있을지도 모를 제품을 누군가는 사서 먹는 사태가 벌어졌다.

△솜방망이 사후 배상책임 "소비자만 불안"

인터넷 블로그나 주부 대상 사이트 등에서 '곰팡이 치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번 도내에서 확인된 곰팡이 치즈 역시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에 드러났을 뿐 업체 측은 관련된 문제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취재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문제 제품을 판매했던 이마트 측은 제조업체인 남양유업 측에, 남양유업에서는 "생산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며 일반과는 다른 이마트 물류시스템을 지적했다.

치즈 생산 공장에서 이마트 물류센터까지는 남양유업이, 물류센터에서 이마트의 각 매장까지는 이마트에서 운반하고 있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책임소재는 명확히 드러나기 어렵다.

문제가 된 치즈는 지금까지 유통기한이 같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제품 포장과정에서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은 현재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원인이 제조 과정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크지만 제조사들은 감추기 등 안일하게 대처해 문제를 키워왔다. 문제가 된 제품의 교환이나 환불, 추가 제품제공 수준에 그치며 덮어두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이물질이 나온 제품을 교환·환불만 해주면 되는 소비자분쟁 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도 문제를 키운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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