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주최의 '제주민속극세미나'서 박경훈씨 주장

굿과 신화의 섬 제주에서 제주의 대표 민속극인 심방굿놀이를 무형문화재로 지정, 제대로 전승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오후1시 국립제주박물관 강당에서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주최로 열린 '제주민속극세미나'에서 박경훈 전통문화연구소장과 문무병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점점 사라져 가는 제주도 무형문화재의 현실을 우려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소장은 이날 '심방굿놀이 무형문화재 지정의 필요성' 주제발표에서 "한번 맥이 끊긴 무형 문화는 다시 복원될 수 없다며 제주 민속극의 무형 문화재 지정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주도는 육지부와 동떨어진 탓에 궁궐 건축이나 대사찰 등 유려한 유형문화유산은 빈약하지만 해양문화에 기반한 유·무형의 문화 유산, 특히 신화와 굿 등 제주섬의 풍토에 적응한 인문적 경관이나 무형문화는 독보적"이라고 말문을 연뒤 "그러나 국가지정 문화재 중 무형문화재는 전체 82건 중 5건, 도지정 무형문화재는 전체 260건 중 17건뿐"인 현재 문화재지정정책을 비난하고 지역문화나 지역사에 대한 도의 인식부족을 걱정했다.

박씨는 "한번 맥이 끊긴 문화는 다시는 원형대로 복원될 수 없다"고 강조한뒤 얼마전 사망한 죽세공 변규서 옹을 예로 들며 "전승기능을 지닌 한 사람은 자연인 '개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살아 있는 하나의 인류학 박물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변 옹이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도 지정받지 못한 채 저 혼자  '맨돈지구덕'의 명맥을 묵묵히 이어오다가 생을 마감했다"며 "제주도를 대표했던 '맨돈지구덕'의 맥을 끊기게 한 책임은 제주사회 전체가 돌아 볼 일"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문 이사장은 '제주민속극 심방굿놀이의 전승·보전과 활용 방안' 주제의 발표를  통해 제주민속극 가운데서도 특히 심방굿놀이 (심방이 굿에서 연행하는 모든 굿놀이를 통칭하는 말)를 제주를 대표하는 민속극으로 전승, 문화자원으로 이용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씨는 "심방굿놀이를 완벽하게 연행할 수 있는 심방이 현재 양창보옹(75) 한 분 뿐이다. 양 심방 생전에 심방굿놀이를 제주를 대표하는 민속극으로 전승보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승방안으로 "심방굿놀이 지방문화재 지정, 자료집 발간과 CD제작, 보존회 조직을 통한 후학(심방) 양성 등을 주문했다.

민속학자 심우성씨의 축사로   네시간가량 이어진 이날 세미나에는 양창보 심방이 심방굿놀이중 용놀이를 시연하고, 전북대 김익두 교수와 관동대 황루시 교수·중앙대 이수자 교수 등이 참여, 제주의 민속극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이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