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피해 주의’차원 해명 불구 지역특성 반영 않은 ‘기준 없는 판단’ 비난
예보 빗나가고 특보 발효 시점 늦고 자동관측장비 고장까지 “제대로 해라”

“정보 같지 않은 일주일간 날씨와 3시간 단위날씨 예보는 차라리 없애버리세요”

9일과 10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갑작스런 새벽 폭우에 대한 뒤늦은 예보와 갈팡질팡 특보에 대한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역 특성을 감안 않은 예보에 대한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가뜩이나 맞지 않는 예보에 특보 시점도 오락가락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9·10일 이틀간 제주지역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호우경보 대체’를 포함해 모두 7차례나 된다.

비가 집중됐던 제주 동부는 9일 오전5시30분 호우주의보가 내려진데 이어 오전 10시 경보로 대치됐다. 10일에도 오전3시20분 내려졌던 호우주의보가 오전 4시30분엔 호우 경보로 바뀌었다. 다시 오후 8시10분 호우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경보만 다섯 차례 내려졌다.

‘비 피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9일 비가 75.5㎜나 내린 상황에서 내려진 9일 첫 호우주의보는 별다른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만큼 늦었다.

호우경보를 내리는 시점을 놓고 갈팡질팡하다보니 9일 오후 3시를 기점으로 ‘제주 동부 지역에 대한 호우주의보 해제’알림을 해놓고 30여분도 되지 않아 ‘호우 경보 해제’로 수정하는 해프닝까지 벌였다.

특히 동부 지역에는 이전 경보가 해제된 지 채 12시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계속해 호우주의보가 내려진데다 지역 내에서도 강수량 편차가 커 주민과 관광객 모두 나들이 가방을 쌌다 풀었다 하는 홍역을 치렀다.

9일 우도에 134㎜의 비가 내린 데 반해 같은 동부 지역인 가시리에는 강수 기록이 잡히지 않았다. 10일에는 성산 지역에 136㎜의 비가 내렸고 구좌·우도·가시리 등 다른 지역은 80~87㎜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10일 역시 오후 경보가 내려진 제주 북부 역시 선흘에 171.5㎜의 비가 집중된 데 반해 제주시 지역 87.5㎜·오등동 50.0㎜·유수암 23.0㎜ 등 150㎜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호우경보가 내려졌는데 비가 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지구온난화와 아열대화 등으로 기후 예측이 어렵다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지역별 체감도를 반영하지 않는 기후 예보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기습적인 폭우로 성산 지역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가 10일 5시간 넘게 기후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데다 윗세오름에 설치된 장비 역시 일시적으로 멈추는 상황까지 보태지면서 예보 정확성을 높이기 어렵다면 장비 관리라도 제대로 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이들 불만에도 기상청은 제주 관광을 위해 정확한 기상 예보를 요구하는 관광객의 질의에 “제주 지역에는 여름 국지적이고 산발적인 소낙성 강수가 발생하므로 자주 기상청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날씨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는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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