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환·제주지식산업진흥원장>

   
 
   
 
어릴적 읽었던 아라비안나이트는 아라비아 고대 이야기인 천일야화(1001개의 이야기)의 일부인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야기이다. 상상속의 세계로 나를 인도한 이야기이며 지리학을 배우기도 전에 아라비아반도를 새겨 넣었다.

최근들어 아라비아에서 가장 익숙한 도시로 두바이를 떠 올린다. 서부텍사스 중질유, 북해산 브렌트유와 함께 국제 유가의 지표를 나타내는 두바이유는 고유가 시기에 우리 국민들에게 경제지식으로 각인됐다. 두바이의 의미는 "작은메뚜기"이다. 그런 작은메뚜기가 유명한 이유는 사막에 스키장을 건설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을 짓고, 바다위에 인공섬을 만드는 하드웨어에 있지 않다. 물론 그들도 세계경제의 침체속에서 어려운 국면이 존재하고 있으나, 그들은 계속 꿈을 꾸는 상상력을 키우고 있고 상품보다는 콘텐츠 등 이야기를 팔고자한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진주조개를 양식해 파는 작으마한 어촌, 일본의 진주조개 양식 성공으로, 두바이 경제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가져 올 때, 그들은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상상력을 근간으로 지식경제에 기반을 둔 지식산업 및 서비스의 발굴이었다. 두바이 경제에서 석유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경제의 5% 미만이며, 관광업 및 금융업으로 그들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즉, 그들의 경쟁력은 하드웨어 위에서 자유롭게 꿈꾸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있었다.

제주경제는 현재 국·내외 안팍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미국발 세계경제의 침체, 수도권 규제완화, 도내의 제조업 기반의 취약성 등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간에 세계경제의 흐름속에 이미 제주경제도 포함돼 있으며, 이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제자유도시'라는 미래와 연계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두바이로 출발하는 것은 그들의 하드웨어를 벤치마킹하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진 상상력, 지식서비스를 활용한 노력을 보고자 한다.

제주의 젊은이들이여. 우리에게도 1만8000여 신들에 얽힌 신화와 전설, 민담이 있다. 표류와 표착을 통한 외부와의 접속의 이야기도 있으며 삼별초, 목호의 난 등 시대를 당당히 맞이하는 다양한 스토리가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조상들이 척박한 환경에서도 남겨준 가장 갚진 유산이다.

또한 제주의 ICT(정보통신) 인프라는 전국 최초로 초고속통합망인 BCN (Broadband Convergence Network) 기 구축돼 있고, 제주 전역에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는 Mobile Zone (WiFi) 600개소 구축, 인터넷사용자수가 37만명이고, 제주전역 인터넷 이용율 및 가구 컴퓨터 보급률도 70%에 달하고 있어, 세계 어느 곳 보다도 잘 구축돼 있다.

이제 경이로운 제주자연 및 정보기술이라는 하드웨어에서 우리는 만드는 스토리 및 콘텐츠를 통한 지식서비스를 산업화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IT(정보기술)과 CT(문화기술)이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주이안나이트'라는 스토리를 만들어나가야 할 때이다. 지식산업진흥원도 제주경제의 한축으로 제주의 ICT기업들과 함께 제주의 미래를 창조하는데 한 몫하고 한다.

제주이안나이트를 손에 쥐고 읽어가는 세계 어느 도시의 꿈꾸는 아이들을 생각하자.

우리의 아이들이 세계 각국의 아이들과 미래를 논의하고, 같이 창조하는 주역이 될 것을 생각하자

그곳은 아마도 우리가 추구하는 국제자유도시가 이루어진 제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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